친박계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박 후보를 들먹이며 사업가에게 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되자 새삼스레 송 전 의원의 과거 의원 시절 언행들이 화제다. 녹취록에서 “내가 원하는 건 국방장관”이라고 할 정도로 평소 말과 행동에 거침이 없었던 송영선 전 의원의 ‘재발견’이다.
2008년 4월 <와이티엔>의 돌발영상(http://www.youtube.com/watch?v=D72LwrFCFyA&feature=youtu.be)을 보면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친박연대는 4월9일 치른 18대 총선에서 14석이나 차지하며 ‘대박’을 터뜨린다. 총선 다음날인 10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친박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려 하는데, 돌발영상은 이날의 장면을 담았다.
박사모 회원 10여명이 친박연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하자 친박연대 당직자들이 “허락 없이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며 가로막는다. 박사모는 거듭 “홍사덕 위원장·송영선 대변인한테 허락 받았다”며 기자회견을 강행하려 하지만 당직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흥분한 박사모 회원들은 “박대표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느냐. 우리들만큼 고생했냐? 이러면 안된다, 똥 눌 때 마음 다르고 똥 누고 나서 마음 다르면 안된다. 우리들도 여기 권한 있다”고 항변했고, 당직자들이 “무슨 권한이 있느냐”며 맞받아치자 양쪽은 급기야 몸싸움까지 하기에 이른다.
이때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송영선 당시 의원이 거침없이 당직자들을 제압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송 전 의원은 “이게 당신 당이야! 홍사덕 위원장과 상의해서 하는 거야”라며 당직자들을 몰아세운다. 최근 잇딴 금품수수 의혹으로 새누리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된 홍사덕 의원과 송 전 의원이 친박연대의 핵심 실세였다는 사실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는 당직자들에게 송 전 의원은 “형편없는 것들. 너 뭐야 도대체! 뭐야 손 치워, 건방지게. 깡패같은 것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어. 이게 개인 당이야!”라고 소리치며 손찌검을 하기도 한다. 박사모 회원들은 송 전 의원에게 방금 전 당한 억울함을 하소연하기 바쁘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천박들의 쌩얼”(skd***) “극강의 전투력, 너무 무섭다”(twittings****) “역시 포스가 장난이 아니네. 이 정도해야 국방부장관은 할 수 있지”(only******) 는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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