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3자회동’ 거부 뜻…심재철 “과거사 통큰 사과” 목청

박근혜 후보 행보 주목
“깨끗한 선거, 선언만으로 안돼”
안철수 겨냥 “정치개혁 대안내야”
오후엔 네이버·다음 방문도
‘양자대결 패배’ 여론조사 결과에
“감동없는 행보…인식전환” 분출

*안철수 제안한 ‘깨끗한 선거’ 선언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20일 안철수 후보가 깨끗한 대선을 위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 “선언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실천을 열심히 해야 할 문제”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박 후보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문화방송>(MBC) 드라마세트장인 ‘드라미아’를 찾아 외주드라마 제작진과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제안은) 깨끗한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 아니겠나. 그건 저도 누누이 강조를 해온 바이고 (그게) 올바르다는 건 다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안 후보와의 만남에 대해 “만나는 거야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안 후보가 어제 출마선언에서 제기한 깨끗한 선거, 정책 선거는 말로 되는 게 아니라, 실천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는 게 박 후보의 뜻”이라며 “3자 선언을 위한 만남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회동 제안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또 안 후보 출마와 관련해 “늦었지만 출마하기로 결심하셨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 소신, 어떤 정책을 펴나갈 것인가를 국민들께 알리고 국민들이 그걸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이라는 총론만 앞세운 안 후보에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안에선 ‘보여주기식 행보’로는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없다며 근본적 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친박계 한 인사는 “박 후보의 최근 대외 행보는 감동도 없고, 메시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간담회에 참석해 몇마디 말을 던지는 한가한 행보를 계속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박 후보의 과거사에 대한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발전 시기에 있었던 불행한 일들을 진솔하고 통크게 인정, 사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5·16과 유신, 인혁당 문제에 대한 박 후보의 견해에 대해 반론이 커지고 있는데도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며 뭉뚱그리는 것은 중도층을 잡는데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논란이 많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박계 한 핵심당직자는“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당내 분란이 확산될 수 밖에 없고, 지지율을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경제민주화에 반대하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잘못됐다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를 두고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를 모두 아우르는 애매한 방식으론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승근 김외현 기자 [e-mail]

<한겨레 인기기사>

■ 안철수와 함께 무대에 오른 유일한 한 사람
■ 주말만 오는 아빠 “엄마 닮은 년” 온몸 때려
■ 여 “홍사덕 이어 송영선까지…더 붕괴할 멘탈도 없다”
■ 석궁판사 ‘5·18은 공산국가 혁명’ 책 돌렸다
■ 삼성에 강연나간 장하준 ‘문어발 재벌’ 옹호?
■ 조현오, 테이저건 자제 지시도 묵살
■ [화보] 안철수 후보의 과거 모습들 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