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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아이들과 함께 찾은 부부 “부모님께 혼나지만, 나는 문재인”

등록 2012-12-15 19:57수정 2012-12-15 20:32

광화문 문재인 후보 유세현장은 축제의 장
곳곳서 투표 독려 행사…“투표율 70% 넘으면 결혼할게요”
목도리·귀마개 온통 노란색…바람개비 날개마다 ‘정권교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유세는 대학 축제와 비슷했다. 중앙 무대에선 연사들 연설이 계속됐지만 시민들은 자기 방식대로 대규모 정치행사를 즐겼다. 이곳저곳에서 발랄한 투표관련 캠페인이 벌어졌고, 무대에서 틀어주는 음악에 춤을 추는 이들도 많았다.

신정현(32)·차영란(31·여)씨는 신랑 신부 복장을 한 채 ‘결혼하기 좋은세상 투표로 만들어요’라는 팻말을 들고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였다. 차씨는 “투표율 70% 넘으면 결혼할게요”라고 사람들에게 외쳤다. 신기한듯 시민들이 몰려와 이 커플과 기념촬영을 했다. 신씨는 “결혼이 청년세대의 가장 큰 문제인데, 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꼭 투표하자는 의미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운동이 아니라, 투표율을 높이자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선후배 사이일뿐 연인 사이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커플 외에는 ‘투표하고 결혼하자’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또다른 커플도 있었다.

‘청춘의 지성’이라는 이름의 대학 연합동아리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역사적 사건’을 적은 팻말을 들고 스티커로 거리 투표를 벌이고 있었다. 지난 9월부터 역사의식이 바로 잡힌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자는 취지로 이런 캠페인을 계속해왔다. 유세현장 근처에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정성문(24)씨는 “다른 곳보다 모인 사람들 역사의식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한켠에서 ‘역사퀴즈’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곳보다 정답률이 높다는 뜻이다. 정씨는 “유세 현장은 처음인데 직접 나와보니 많은 걸 느끼게 된다. 재밌다”고 말했다.

엄마는 유모차를 끌고, 아빠는 아이를 안은 젊은 부부들도 많았다. “부모님에게 혼난다”며 이름 밝히길 거부한 유아무개(31)씨는 안철수 전 후보 사퇴 이전부터 줄곧 문 후보를 지지해왔다. 아내와 한살, 세살된 딸 둘을 데리고 유세장을 찾았다. 유씨는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활동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문 후보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 않느냐. 투표율만 높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지하철역에서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얕은 오르막은 특히 시민들의 놀이터였다. 광장보다 낮아 무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이곳에 모인 지지자들은 자기 흥에 취해 음악을 즐기며 몸을 움직였다.

광장에서 자신의 몰입 정도를 상징하는 건 몸에 두른 노란색 아이템의 수였다. 노란목도리, 노란귀마개, 노란깃발, 노란우산 등을 든 사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광장 이곳저곳에서 3000원에 판매하는 노란목도리를 구입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깃발 대신 치켜든 노란 바람개비에는 날개마다 ‘정권교체’라고 적혀 있었다.

야권 지지자들뿐 아니라 야권진영 전체의 행사였다. 민주통합당 행사 시작전 기호5번 김소연 무소속 후보쪽 연설이 광화문 광장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오후 3시50분쯤 “오늘 오후 5시 경희대 유세에 와달라. 한시간동안 고마웠습니다”라며 연설을 마쳤다. 민주통합당 행사 사전공연식으로 자신들 행사를 홍보한 셈이다. 이수호 교육감 후보 운동원도 광장에 많았다. 투표 독려 캠페인에 한창인 진보정의당 사람들도 보였다.

행사는 오후 5시17분 문 후보가 무대 위에 등장하자 절정에 달했다. 노란풍선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가 흐르자 사람들은 발을 구르며 춤췄다. 기차를 만들어 춤추는 이들도 있었다. 안 전 후보가 무대에 깜짝 등장했을 때 다시 한번 광장이 술렁였다.

발꿈치를 들고 무대를 보기보단 스마트폰으로 현장 생중계를 시청하는 이들이 많았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서인지 현장에서 스마트폰 데이터통신이 수시로 끊겼다.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1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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