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55)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펌 20여년’ 한만수 지명 논란
주로 대기업 조세소송 맡아
주로 대기업 조세소송 맡아
‘김앤장 출신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잘할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공정위원장에 한만수(55·사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한 뒤 제기된 물음이다. 한 후보는 세법 전문가로 공정위 관련 전문성이 낮은데다 ‘김앤장’ 등 대형 로펌(법무법인)에서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하며 다수의 대기업 소송을 맡았다는 점에서 ‘경제검찰’의 수장으로서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는 실제 이건희 회장이 세금 없는 대물림을 위해 자녀들에게 삼성에스디에스(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으로 발행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2003년 증여세를 부과한 사건과 관련해 삼성을 변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얻고 김앤장, 율촌 등 대형 로펌에서만 23년간 근무하다가, 2007년 이화여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세법 전문가로, 논문이나 저서도 모두 조세 관련 내용이다. 공정위원장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강조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외의 기용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 후보자는 또 공정위 관련 기업소송을 가장 많이 맡고 있는 대형 로펌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이해 상충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로펌에 몸담았던 전직 고위 관료들의 장관 기용을 둘러싸고 ‘회전문’ 또는 유착 논란이 제기돼왔다.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은 한 후보가 삼성에스디에스 사건의 변호를 맡은 점 등을 들어 박 대통령에게 인사 재고를 요구했다. 한 후보는 조선일보가 1995년 불법 경품 지급 등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도 변호를 맡았다. 또 삼성물산이 2002년 서울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 법인세 소송도 대리했다. 공정위의 한 전직 고위 간부는 “공정위의 핵심 업무는 기업조사인데 기업 관련 소송을 많이 맡았던 김앤장 출신의 공정위원장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박 대통령이 한 후보자를 발탁한 배경에는 전문성이나 업무추진 적합성보다는 친분 관계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약을 만들었다. 2010년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의 법정치 분야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 후보가 박 대통령과 공부를 아주 오래 했다. 세법 전문가이지만,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구상을 실질적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난 2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새 정부의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가 빠진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의 수위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담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기업지배구조 개선, 하도급 관행 개선 등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손원제 박태우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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