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한 일이라 ‘난감’
“앞으로 잘하면 된다” 안이한 인식 논란
“앞으로 잘하면 된다” 안이한 인식 논란
‘인사 난맥상’과 관련해 여당 내부에서 여러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청와대의 기류는 여의도와 사뭇 다르다. 인선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는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앞으로 잘하면 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8일 “몇몇 중요한 후보자의 낙마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청와대다. 어느 정부나 한꺼번에 ‘조각’을 하다 보면 미처 검증을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나 검증팀 문책, 인사시스템 변화 등 후속 조처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청와대가 외부 비판에 무감각한 이유는 ‘인사 자체가 국민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라는 점을 별로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할 사람을 정하는 게 조금 늦어졌을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할 사람을 ‘지명’하고 별다른 논쟁 없이 이를 관철하는 것도 이런 인식 탓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인사와 관련해) 유감의 말씀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한 인사의 책임이 주변 참모나 검증팀에 있는 게 아니라 인사권을 홀로 틀어쥔 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도 청와대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 대통령의 의중이 관철된 인사에 대해 검증팀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해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기도 난감하니 언급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40% 고정 지지층이 있다는 자신감과 선거에서 진 적이 없는 대통령의 정치적 경험이 ‘실수와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사 실패 탓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지만, 대통령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에 대한 ‘사과’나 ‘문책’도 정국의 분위기 전환을 위한 일회성 멘트로 생각해 꺼리기 때문에, 참모들도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한 측근은 “만약 지지율이 90%라면 앞으로 떨어질 일만 남은 거지만, 우리는 반대다. 정부의 틀이 갖춰졌으니 일을 시작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말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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