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준하 선생 분향소에 헌화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28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장준하 선생 겨레장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걸어나가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4개월만의 정치재개’ 엇갈린 시선
문 의원, 부산 영도 지원 나설듯
“존재감 키우려는 활동 아니다”
한쪽선 “대선패배 자숙기간 짧아”
“재보선 패배땐 또 책임” 신중론도 지난해 대선에 패배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에 대한 선거지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당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선거지원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대선 패배 이후 4개월 만에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려는 것은 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상)에 인접한 부산 영도 선거지원과 관련해 “부산에서 치르는 선거이니 나름대로 도와야 하는데 어떻게 도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선 “안 전 교수에게 (지난 대선에서) 큰 신세를 졌다. 도울 길이 있으면 돕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안 전 교수 쪽의) 요청이 있으면 당과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판단을 전제로, 선거지원의 뜻을 내보인 것이다. 당에선 문 의원이 노원병보다는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부산 영도의 선거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당원으로서 부산 영도 선거를 돕는 것은 기본 의무다. 노원병에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빚을 진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당 후보들이 모두 있으니, 문 의원이 당의 어떤 결정이 있기 전에 먼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측근도 “안 후보가 정치를 다시 시작했고, 안 후보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 의원의 솔직한 개인 심정을 얘기했던 것이다. 문 의원은 그게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것이 안 후보와 야권 전체에 도움이 될지는 당과 상의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 쪽은 “지금은 안 후보가 지역유권자를 직접 만나며 스킨십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문 의원이 4월 재보선 지원에 나서는 것을 대선에서 패배한 정치인의 조기등판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견해와, 문 의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문 의원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정치활동이 아니라 선거를 돕는 건데 ‘조기등판’이라고 보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부산에 뿌리내린 유력 정치인이 자기 지역구 옆에 출마한 같은 당 후보를 돕지 않는다면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문 의원이 대선 패배 이후 의원직 사퇴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원직을 갖고 정치를 계속하기로 한 이상 정치 재개가 이르다 아니다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유 박사는 “재보선 지원이 대선 이후 문 의원의 ‘정치 금족령’을 푸는 자연스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는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전패할 수도 있는데, 문 의원이 부산 영도 선거를 도왔다가 새누리당에 크게 지면 문재인 책임론이 또 나오지 않겠느냐. 자숙 기간으로도 대선 패배 이후 4개월은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우리 정치문화상 대선 결과에 승복하라는 요구사항이 있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치르는 재보궐선거에서 (현 대통령과 대선을 치른) 후보가 나와 유세를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또 문재인 의원은 민주당의 큰 자산인데 선거에 직접 투입돼 결과가 좋지 않으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존재감 키우려는 활동 아니다”
한쪽선 “대선패배 자숙기간 짧아”
“재보선 패배땐 또 책임” 신중론도 지난해 대선에 패배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4·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에 대한 선거지원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당 안팎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선거지원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대선 패배 이후 4개월 만에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려는 것은 좀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상)에 인접한 부산 영도 선거지원과 관련해 “부산에서 치르는 선거이니 나름대로 도와야 하는데 어떻게 도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선 “안 전 교수에게 (지난 대선에서) 큰 신세를 졌다. 도울 길이 있으면 돕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안 전 교수 쪽의) 요청이 있으면 당과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판단을 전제로, 선거지원의 뜻을 내보인 것이다. 당에선 문 의원이 노원병보다는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부산 영도의 선거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당원으로서 부산 영도 선거를 돕는 것은 기본 의무다. 노원병에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빚을 진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당 후보들이 모두 있으니, 문 의원이 당의 어떤 결정이 있기 전에 먼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측근도 “안 후보가 정치를 다시 시작했고, 안 후보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 의원의 솔직한 개인 심정을 얘기했던 것이다. 문 의원은 그게 인간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것이 안 후보와 야권 전체에 도움이 될지는 당과 상의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 쪽은 “지금은 안 후보가 지역유권자를 직접 만나며 스킨십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문 의원이 4월 재보선 지원에 나서는 것을 대선에서 패배한 정치인의 조기등판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견해와, 문 의원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문 의원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정치활동이 아니라 선거를 돕는 건데 ‘조기등판’이라고 보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부산에 뿌리내린 유력 정치인이 자기 지역구 옆에 출마한 같은 당 후보를 돕지 않는다면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문 의원이 대선 패배 이후 의원직 사퇴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원직을 갖고 정치를 계속하기로 한 이상 정치 재개가 이르다 아니다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유 박사는 “재보선 지원이 대선 이후 문 의원의 ‘정치 금족령’을 푸는 자연스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는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전패할 수도 있는데, 문 의원이 부산 영도 선거를 도왔다가 새누리당에 크게 지면 문재인 책임론이 또 나오지 않겠느냐. 자숙 기간으로도 대선 패배 이후 4개월은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우리 정치문화상 대선 결과에 승복하라는 요구사항이 있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치르는 재보궐선거에서 (현 대통령과 대선을 치른) 후보가 나와 유세를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또 문재인 의원은 민주당의 큰 자산인데 선거에 직접 투입돼 결과가 좋지 않으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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