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주미국대사 등 주요국 대사 인선 내용에 대해 청와대 기자단에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하면서, 정작 청와대는 인선 내용을 일반인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올려놓는 ‘촌극’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30일 오전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엔(UN) 등 5곳의 대사 인사 내용을 언론에 알리면서 엠바고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외교관 인사는 상대국의 아그레망(사전 동의)을 받아야 하는 외교적 절차와 관례가 있다. 일주일 정도가 필요한 아그레망이 이뤄지면 그 뒤에 보도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앞서 청와대는 엠바고 요청 전 ‘권영세 전 의원이 중국 대사에 내정됐다’고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미리 취재가 됐더라도 상대국의 아그레망을 받을 때까지 포괄적 엠바고를 적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언론에 엠바고를 요청한 직후인 30일 낮 일반인 누구라도 접근 가능한 블로그에 대사 인선 관련 내용을 상세히 올렸다. 청와대 스스로 엠바고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 셈이다.
뒤늦게 대사 인선 내용이 블로그에 올라간 것을 파악한 청와대는 31일 저녁 이를 삭제했다.
청와대는 “외주업체가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기자단이 사용하는 ‘이(e)춘추관’ 사이트에 올라간 보도자료가 청와대 블로그에 자동 등록되도록 만들어놓아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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