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파 “계파에서 자유로워 혁신 가능”
“구체안 없어 개혁 이미지 줄지” 걱정도
“구체안 없어 개혁 이미지 줄지” 걱정도
“아마 김한길 의원이 될 겁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에게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전망을 물으면 대개 이런 답이 돌아온다. ‘김한길 대세론’이 넓게 퍼져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총·대선 패배의 책임을 친노무현계와 당권을 쥔 주류가 져야 한다는 당원들의 비판여론이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내건 김 의원 지지로 이어진다는 것이 대세론의 근거다. 실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한 한 의원이 대의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김 의원이 30%대 지지율을 보인 반면, 역시 출마를 선언한 강기정·이용섭 의원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김한길 대세론은 왜 나올까? 1일 <한겨레>가 민주당 몇몇 대의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대세론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민주당을 향한 바닥 당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번 전대에선 ‘대의원 투표 50%, 권리당원 투표 3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로 대표를 뽑는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특정 계파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이라는 점을 주로 꼽았다. 전남 순천의 한 대의원은 “총선 공천과 대통령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 친노·주류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 참회해야 한다. 현재 당 내부는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관료화가 되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계파 패권주의에서 벗어나 있는 4선의 김 의원이 그래도 당 혁신에 나설 수 있고, 여당과 맞서는 정치적 중량감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40대 대의원은 “계파를 만든 적이 없다는 김 의원은 친노·주류보다는 대선 패배 책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서 당을 융합할 기대감을 준다. 당을 재창조할 전략가로도 보이며, 호남 출신이 아니어서 지역색이 옅은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15년째 당원인 서울의 한 대의원은 “달이 차면 기울듯, 이제 친노·주류도 쇄신·개혁의 대상이 됐다. 친노·주류가 아닌 세력이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한길 대세론을 경계하는 의견도 많이 나온다. 호남권의 한 50대 대의원은 “김 의원이 당 혁신을 얘기하지만, 계파 청산만 눈에 띌 뿐 구체적인 혁신안이 보이지 않는다. 당원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김 의원의 말에 동의하지만, 민주당이 국민의 뜻과 적극 소통하지 않고 당원 중심으로만 가면 당의 미래가 없다. 친노·주류 책임론이 제기되는데, 문재인 대선 후보가 정해진 뒤에도 당 차원의 지원이 한데 모이지 못하고 분열된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의 한 대의원은 “김 의원이 노회한 정치인으로 보일 뿐 국민들에게 당을 개혁할 이미지를 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다른 대의원은 “김 의원이 노무현 정부 말기에 열린우리당을 깨고 나가 대통합신당을 만든 전력이 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신당 창당을 하고 세력이 커지면 김 의원이 당의 힘을 키우는 민주당 자강론 대신 ‘안철수당’과 연대하고 합치는 등 당을 흔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했다.
당내 김한길 우세론이 강하게 나오는 가운데, 강기정·이용섭 의원과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해온 이목희·신계륜 등 4명은 1일 모임을 열고 판세를 뒤집을 연대를 모색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신경민 의원을 대표 경선에 내세우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신 의원 본인이 “고사했다”고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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