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남재준 국정원장 “제주 4·3은 무장폭동” 매도

등록 2013-04-03 17:21수정 2013-04-04 10:53

남재준 신임 국가정보원장
남재준 신임 국가정보원장
ROTC 대상 강연자료서 ‘북이 지령했다’ 주장
“박정희 전 대통령, 민주화의 일등공신” 발언도

남재준 신임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몇년간 군인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제주4·3항쟁을 ‘북의 지령으로 일으킨 무장폭동’이라고 매도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민주화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우는 발언 등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강연에서 좌파 척결을 주장하는 등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장의 시각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3일 남재준 원장이 국정원장 취임 이전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군인과 학군사관후보생(ROTC)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대남전복전략 실체와 우리의 자세’란 제목의 강연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서, 남 원장은 미군정과 남한 군인들에 의해 무고한 주민들이 학살당한 제주4·3에 대해 “북의 지령으로 일으킨 무장폭동 내지는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또 “북한은 가용한 모든 요소를 총동원해 무장봉기를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1948년 남한 단독총선을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일으킨 제주4·3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남 원장은 지난달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4·3을 무장폭동이라 강연해온 데 대해 김현 의원이 문제를 삼자, “남로당 제주지부 총책 김달삼 등을 얘기한 것이지, 그 사건에 연루된 민간인 희생자를 폭도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첫 국정원장이 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미화에 가까운 평가를 쏟아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관점에서 보면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를 했다고 인정한다 해도, 17년간의 군사독재를 통해 굶주림에 죽어가던 민족을 밥 굶는 가난에서 해소시킨 독재자였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남한 내의 일부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이들은 입만 열면 민주화를 훈장처럼 외쳐대면서 마치 그들의 피나는 투쟁만으로 오늘의 민주화가 이룩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지구상에서 밥 굶어 죽는 가난한 나라가 민주화를 이룩한 예는 없다”며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살신성인을 통하여 우리나라를 민주화시킨 일등공신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유신체제에서 사형당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의 희생자들에 대한 무죄판결, 1975년 숨진 장준하 선생이 타살됐다는 민간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남 원장은 “역사상 사람을 죽이지 않은 독재자는 없는데, 박 대통령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강연자료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남 원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을 지칭하며 강연자료에 “80년대에 결성된 전교조를 비롯한, 사회 일각의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이들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생들을 좌편향적으로 의식화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다시는 이 땅에 좌파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그 토양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이들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소신도 내비쳤다.

김현 의원은 “4·3과 관련해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 차원의 잘못을 사과하기도 했다. 남 원장의 강연자료를 보면, 박근혜 정부를 수호하려고 국가권력을 통한 인권탄압을 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남 원장의 강연 내용에 대해 국정원 쪽은 “남재준 원장은 청문회에서도 전교조 등 단체에 좌파세력이 침투한 것을 지적한 것이지, 단체 자체를 좌파로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키 안크고 발작까지…ADHD 약물치료 후회하는 부모들
[긴급] 북,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동해로 이동
“스님처럼 머리 안밀면 벌점”…서울 중고교 인권침해 실태 살펴보니
의사들의 약손맛 제대로네
경마 애호가들의 논쟁이 영화를 만들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