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무산

야당 “자질 부족” 반대…여당서도 지명 비판 목소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함량 미달의 부실 답변으로 자질 논란을 빚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여야 의견이 갈려 윤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여당 의원들의 보고서 채택 요구에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자, 최규성 농해수위 위원장이 “오늘 회의에서는 채택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냈다. 윤 후보자는 능력과 역량 부족이 문제가 돼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첫 사례로 꼽히게 됐다.

윤 후보자는 지난 2일 청문회에서 해수부의 업무 현안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무성의한 답변을 되풀이해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자질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자질 논란이 확산되자, 농해수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자를 상대로 신상발언 형식의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보고서 채택을 조건으로 윤 후보자의 신상발언을 듣기로 했는데 야당이 채택을 거부해 참석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위 공직 지명자 7명이 도덕성 문제 등으로 낙마한 데 이어 윤 후보자에 대한 국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윤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치켜세웠지만, 청문회를 계기로 여당에서도 비판이 터져나왔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내내 준비되지 못한 모습, 책임지지 못하는 모습이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연구자로서의 소신조차 발견하기 어려웠다”며 “지금 그 자세라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지명철회를 요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수첩을 뒤져 찾아낸 인물을 그대로 채울 것이 아니라 엄격한 검증이 이뤄졌어야 했다. 박 대통령은 윤 내정자의 지명 철회로 해양수산부의 자존심을 지키고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윤 후보자의 자질 논란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아직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의 기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부담도 있고, 걱정도 있지만 현재로선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수헌 석진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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