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한기범, 서천호, 김규석
‘북 정보 수집’ 1차장 한기범
‘국내정보 방어’ 2차장 서천호
‘과학정보 담당’ 3차장 김규석
‘국내정보 방어’ 2차장 서천호
‘과학정보 담당’ 3차장 김규석
청와대는 12일 차관급인 국가정보원 1차장에 한기범(58·경기 안성) 고려대 북한학과 객원교수를, 2차장에 서천호(52·경남 남해) 전 경찰대학장을, 3차장에 김규석(64·경북 포항) 전 육군본부 지휘통신참모부장을, 기획조정실장에 이헌수(60·경남 마산) 전 국정원 강원지부장을 임명했다.
또 그동안 해외 업무를 관장하던 1차장이 대북 정보 및 해외국익정보를, 국내 담당인 2차장이 대공수사·대테러·방첩 등 보안 업무를, 북한 담당인 3차장이 사이버 부문과 통신 등 과학정보를 수행하도록 업무를 조정했다. 국정원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정보기관 본연의 정보력을 강화하라는 남재준 원장의 지침에 따라 해외, 국내, 대북 등 지역 개념의 기존 업무를 기능 중심으로 전면 재편했다”며 “인적 자원(휴민트)을 활용하는 1차장은 적극적인 정보수집, 2차장은 방어 개념의 보안 업무를 수행하고, 3차장은 과학기술 정보와 관련된 독립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기범 1차장은 행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정원 북한정보실장 등을 거친 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부터 1년 동안 국정원 3차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 외교통일추진단에 참여했다. 2005~2006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남북 장관급회담 남쪽 대표로 남북대화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1차장과 달리 북한과 외국 정보기관의 국내 정보 수집 및 간첩 행위 등을 방어하게 될 서천호 2차장은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찰청 기획정보심의관, 경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경찰 출신 2차장 발탁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상업 경찰대학장에 이어 두번째다. 대테러, 방첩, 대공수사를 전담하는 업무 특성이 고려됐다고 한다. 경찰대에선 차관급인 경찰청장을 배출한 적이 없어, 서 차장은 경찰대 출신으로 처음 차관급 공직에 오르게 됐다.
이른바 과학기술 정보인 ‘테킨트’(TECHINT) 분야를 책임질 김규석 3차장은 육사 29기로, 육군정보통신학교장을 지냈다. 3차장 업무를 과학기술 정보 전담부서로 독립시킨 것은 최근 잇따른 사이버 공격 등 변화되는 정보 환경을 고려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신임 이헌수 기조실장은 1981년 국정원에 공채로 들어가 기획예산관과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인선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전문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담당 분야별로 오랜 경험을 가진 이들을 발탁했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 보직인 기조실장에는 보통 원장 측근이나 정권 실세와 가까운 외부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곤 했는데, 이번엔 내부 공채 출신을 발탁한 점이 눈에 띈다. 동시에 수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전임 원세훈 원장 체제의 현직 간부들은 배제했다. 조직의 동요를 최소화하면서도 향후 내부 업무조정 및 후속 인사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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