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비서관회의서
“경제민주화는 내리치는 게 아냐
기업들 힘들어…힘 실어줘야”
“경제민주화는 내리치는 게 아냐
기업들 힘들어…힘 실어줘야”
박근혜 대통령이 거듭 ‘규제 완화가 곧 경제민주화’라는 주장을 펼쳤다.
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기업들이 세계 경제와 안보 상황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 피부에 와닿게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확 풀어서 투자가 많이 돼야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국민들도 그걸 볼 수 있다. 그냥 찔끔찔끔 해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누누이 얘기했지만, 경제민주화는 어디를 내리치고 옥죄는 게 아니라 각 경제주체들이 땀 흘려 일하면 성공할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경제민주화는 일반적으로 상반된 개념이지만, 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 논란 속에서도 박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거듭하는 것은, 경제 활성화에 기업들의 투자와 협조가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엔화 약세, 성장률 하락 전망 등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위기 탈출의 동력은 기업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 움직임에 재계가 반발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다는 판단 속에 ‘규제완화론’을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현장에 다니다 보면 규제를 풀었는지 안 풀었는지 체감이 안 된다고 한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 데, 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래도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정부에 과감한 규제 해소를 주문했다. 반면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을 눌러서, 열심히 땀 흘려도 아무것도 거둘 것이 없는 사회는 너무 절망적이니 그런 얘기가 없게 하자는 것이다. 누구의 희망을 꺾자는 것이 아니니, 그런 취지에 맞춰서 하면 경제민주화는 틀림없이 제 길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경제민주화는 결코 ‘대기업 다잡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업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추경을 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에 한계가 있다. 우리 기업에도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들에 ‘규제를 풀어줄 테니 쌓아둔 유보금을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때문에 기업하는 사람들이 위축될 이유가 없다. 불공정행위만 안 하면 규제도 풀고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체념한 할머니 “총각도 나중에 이런데 오겠지”
■ 국민행복기금 이달 가접수하면 채권추심 중단
■ 낚아야 산다…공연마케팅 ‘생존의 법칙’
■ “아들 살려야”…100kg 콘크리트 들어올린 모정
■ 번지수 잘못 찾은 반미주의자, 대구 어학연수원 ‘폭발물 소동’
■ 체념한 할머니 “총각도 나중에 이런데 오겠지”
■ 국민행복기금 이달 가접수하면 채권추심 중단
■ 낚아야 산다…공연마케팅 ‘생존의 법칙’
■ “아들 살려야”…100kg 콘크리트 들어올린 모정
■ 번지수 잘못 찾은 반미주의자, 대구 어학연수원 ‘폭발물 소동’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