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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안철수의 새정치’ 뜬구름 잡기?

등록 2013-04-25 21:32수정 2013-04-26 08:45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상계동에서 주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상계동에서 주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낡은 정치 않고 민생문제 해결” 새로운 정의 역설
정치권 안팎선 “구체 대안·원내 세력화 없인 한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5일 흰색 비옷을 입고 서울 노원병 지역구 시장·쪽방촌을 돌며 당선인사를 했다. 확성기를 들고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안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원선서와 함께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모호한 화법으로 말해온 그의 ‘새 정치’가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도 시험대에 올랐다. 정치권 안팎에선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 정치 실험’이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 의원은 25일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새 정치’에 대해 “낡은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새 정치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는 것, 민생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런 것들은 모든 정치하는 분들이 다 말씀하신 것인데, 문제는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참모들은 “안철수식 새 정치가 정당정치를 혐오하는 것이란 평가는 오해”라며 선을 그었다. 안 의원 쪽 핵심 인사는 “지역주의에 기반한 적대적 정당구조, 승자독식의 양당구조,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이해, 민의를 수렴하지 못하는 정치가 낡은 정치이며, 이런 구태정치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민생을 돌보는 의정활동으로 새 정치의 토대를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의 다른 참모는 “서민·민생법안을 입법화하는 것을 비롯해, 국회 차원의 비정규직대책특위 구성을 제안한다든지, 민생 관련 의원연구모임 등을 만들어 새 정치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캠프 때부터 안 의원을 도운 인사는 “안 의원이 적절한 시점에 (정책·정치 관련) 연구소 설립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인 그가 ‘낡은 정치, 구태정치와 차원이 다른 새 정치 구상’을 현실화하는 게 말처럼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양당 구조로 틀이 짜인 현실 정치의 벽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상임위 선택부터 쉽지 않다. 서울대 교수 출신인 안 의원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를 원한다. 하지만 이미 30명 정원이 꽉 찬데다, 여 14, 야 16으로 여소야대 구도라 새누리당이 안 의원을 받아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욱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된 의원들이 있어 안 의원을 추가로 배려하기도 어렵다. 공정거래 등 경제 현안을 주로 다루는 정무위원회를 희망할 경우, ‘안랩’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안 의원의 측근 교수는 “무소속이라 의정활동에 한계가 있겠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정치능력이다. 누군가 옳은 소리를 계속하면 정치인들도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은 의정활동의 기본인 성공적인 입법 활동조차 여의치 않다.

민주당의 재선 의원은 “안 의원이 민생법안들을 발의하는 것은 좋지만, 300명 의원들이 느끼듯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이 어렵다는 점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설득하는 정치력이 필요한데, 무소속 의원으로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의원 1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무소속 의원에겐 이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해도 본회의 통과는 새누리당, 민주당 등 교섭단체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제 2008년 4월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오 후보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국회에 입성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의원은 2009년 10월 의원직을 상실할 때까지 농지법 개정안 등 6개의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데 그쳤고, 그나마 모두 폐기됐다.

결국 안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의제와 가치에 동의하는 원내 의원들을 규합해 새 정치의 모호함을 지워가야 ‘정치인 안철수’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안철수 현상은 그의 개인적 자산으로만 형성되었다기보다, 기성정치 불신의 반사이익이 더 크다. 그가 지금처럼 애매한 화법과, 정치 불신에만 기대어 간다면 (안철수 현상의) 효과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안 의원이 원내에서 정치적 어젠다를 던지고, 이 가치와 정책에 동조하는 세력들을 원내에서 만들어가야 한다”며 “정당구조에서 자유로운 안 의원이 정치개혁·정치특권과 관련한 어젠다 등을 제기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새 정치에 대한 요구는, 우리 정치에서 늘 있어왔던 것이다.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결국 안철수의 새 정치와 함께할 정치인들을 조직해, 무엇이 새 정치인지 집단적인 세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안철수의 실력’이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송호진 하어영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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