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부인 최명길(탤런트)씨가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을 방문해 환아들의 식사를 도와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
‘비주류’ 김한길 61.7%로 당 대표
당혁신·계파갈등 해소 핵심과제
‘안철수 세력’과도 경쟁하는 처지
제1야당 존재감 키우기 급선무
‘비주류’ 김한길 61.7%로 당 대표
당혁신·계파갈등 해소 핵심과제
‘안철수 세력’과도 경쟁하는 처지
제1야당 존재감 키우기 급선무
지난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한길 의원이 새 대표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포털사이트에 ‘속보’로 뜨자, 인터넷에선 “이런 게 왜 속보야?”라는 반응들도 흘러나왔다. 같은 시각,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새 지도부에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당부성 축하’를 건넸다.
무기력한 제1야당이란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을 2년 동안 이끌 김한길 대표체제는 이처럼 한편으론 ‘냉담한 민심’, 다른 한편으론 신당 창당을 통해 야권 재편을 모색하는 ‘안철수 세력의 압박’ 사이에 끼어 있다. 민주당 당원들은 특정한 계파 없이 정치활동을 해왔다는 비주류 김 의원에게 61.72%의 지지를 몰아주며, 민주당 혁신의 책임과 권한을 그에게 지웠다.
김 대표도 당선 직후 “친노·비노, 주류·비주류라고 쓰인 명찰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민주당 명찰을 달고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새 지도부에 입성한 양승조 최고위원은 “이번에 뽑힌 최고위원들도 처음 최고위원직을 맡는 사람들이다. 지도부 구성 자체가 민주당이 변화하려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고 험하다. 김한길 대표체제는 우선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진 대표 경선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계파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4명의 선출직 최고위원과 5일 저녁 상견례를 한 김 대표는 당장 3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뽑아야 한다. 그는 “노동·여성·지역·청년·노인 등 5가지 기준에 근거해 인선하겠다”고 말했다. 당에선 전대에서 선출된 지도부에 호남 지역구 의원이 전무한 만큼 ‘호남 배려 인사’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 민주당 새 지도부에 호남권 인사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있다. 당에선 김 대표 체제의 ‘입’인 대변인으로, 호남 초선 김관영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심에서 멀어진 당을 쇄신하고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는 문제는 김한길 대표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생활밀착형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독한 혁신을 하겠다고 밝힌 김 대표는 일단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 대표 등으로 이뤄진 ‘여야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경제민주화, 일자리·비정규직 문제, 복지사회 구현, 한반도 평화, 정치혁신 등 5대 국정현안 처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한길 대표체제는 ‘대여 관계’보다 야권 내부의 ‘안철수 세력’에 맞서 민주당의 존재감을 키워가는 것이 더 시급한 고민거리다. 10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세력의 후보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출범할 경우 민주당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호남 등의 일부를 안철수 세력의 후보들에게 빼앗길 경우, 2년 임기의 김한길 체제도 자칫 위태로워질 수 있다. 김 대표는 “이제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안철수 의원과는 경쟁하는 동지적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새 지도부 내에선 10월 재보선까지 당이 혁신하지 않으면 새 지도부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민주당 자체가 안철수 세력에 휘말려 요동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새 지도부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느긋할 때가 아니다. 10월 재보선까지 당이 변하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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