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자는 대사관 직원…지시자는 이남기 수석?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 예약을 누가 지시했는지도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중요 쟁점이다. 항공편을 알아보고 예약하라고 지시한 이가 결국 윤 대변인의 귀국을 결정하고 종용한 인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을 예약한 사람은 주미 한국대사관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 직원에게 항공권 예약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사관 쪽은 “간접적으로 내려온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누구의 지시였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예약을) 문의한 것이었다고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홍보수석에게서 항공편 예약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수석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 수석이 저한테 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해놓았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이 수석이 머물고 있는 월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 나가라고 했다. 저는 그 지시를 받고 덜레스공항에 도착해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 수석의 지시로 귀국 항공편 예약이 이뤄졌고, 자신은 항공권 발권과 요금 지불만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 본인이 귀국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평일이니까 비즈니스석은 있지 않겠나 해서 여권을 가져다 달라고 했고, 현지 문화원장이 (여권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이 스스로 귀국하기로 하고 항공편도 알아봤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윤 대변인의 귀국을 ‘성 추행범 격리’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항공권 예약에도 청와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수헌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minerva@hani.co.kr
이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