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침묵전략…지지율 되레 9%p↑
문재인, 입지 키웠지만 당내혼선 초래
안철수, 무소속 협소한 정치공간 실감
문재인, 입지 키웠지만 당내혼선 초래
안철수, 무소속 협소한 정치공간 실감
정치적 논란이 휩쓸고 간 자리엔 대개 정치적 손익계산서가 남는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과 국회의 대화록 열람·공개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정국에서 주요 정치주체들의 ‘손익계산서’는 어떠했을까.
■ 박근혜: 줄곧 침묵·방관하고도 지지도는 최고 기록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 방조에 가까운 침묵으로 일관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야당은 국정원의 대화록 무단 공개 뒤에 사실상 박 대통령의 ‘허락’이 있었다고 의심하지만, 청와대의 철저한 ‘선 긋기 전략’으로 의심의 확산을 막았다고 보는 것이다.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 직후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무렵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도 ‘빗줄기’를 피하는 효과를 안겨줬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갤럽이 5일 발표한 7월 첫째 주 ‘정례 조사’를 보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주 대비 9%나 오른 63%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지난해 대선 개입에 이어 대화록 무단 공개에 나선 국정원에 대한 개혁 의지를 드러내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내일신문>이 1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정원이 청와대와 협의해 대화록을 공개했을 것이란 의혹에 55.2%가 동의했고,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응답자도 60.6%나 됐다.
■ 문재인: ‘입지’ 회복했지만 ‘혼선 초래’ 비판도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화록 이슈는 문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온 뒤 정국을 주도한 거의 첫 사례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은인자중’ 모드에 있던 문 의원이 “정권 차원의 비열한 공작과 횡포”란 격한 말을 써가며 대화록 공개의 불법성을 비판하는 등 여당과 대치전선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정치 한복판으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특히 문 의원은 “국가기록원에 있는 기록물을 열람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배수진까지 쳤다.
하지만 그의 이런 ‘초강수’가 새누리당이 쳐놓은 ‘대화록 공개’ 프레임에 민주당 지도부를 말려들게 만들고, 결국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대화록 사전·불법 유출 의혹 같은 사안의 본질을 묻어버리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참여정부에서 그와 함께 일한 ‘친노’ 인사는 “문 의원이 자기 정치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 의원 쪽은 “법 테두리에서 열람을 주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열람 뒤에 당연히 따라붙을 공개 논란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 안철수: 소신 앞세웠지만 무소속의 한계 실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일 국회의 ‘대화록 자료제출 요구안’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다. “대통령기록물 원본을 공방의 대상으로 삼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에 따른 판단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국정원 문제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대립 정국에서, 무소속인 안 의원이 협소한 정치적 입지를 실감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 쪽에선 여야가 대화록 공개 여부와 국정원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쟁을 이어가면, 새 정치를 주창하는 안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더 확장될 것이란 기대도 없지 않다. 안 의원의 측근은 “(엔엘엘 공방과 같은) 여야 정쟁의 피로감 때문에 정치변화를 바라는 안철수 현상이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호진 석진환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아쉽다! 한국 축구”…명승부 펼쳤으나 승부차기 끝에 4강 좌절
■ [단독] 안도현 시인 절필 선언, 왜?
■ [화보] 시민들이 SNS에 기록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 대활약…갈비뼈 다친 승객이 비상구 열어 53명 구출 도와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 “아쉽다! 한국 축구”…명승부 펼쳤으나 승부차기 끝에 4강 좌절
■ [단독] 안도현 시인 절필 선언, 왜?
■ [화보] 시민들이 SNS에 기록한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 대활약…갈비뼈 다친 승객이 비상구 열어 53명 구출 도와
■ [화보] 아시아나 항공기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