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지도부가 8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 4·19묘지를 찾아 4·19학생혁명 기념탑에 참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해 몸바쳐 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4·19 묘지 이례적 가을 참배
“새누리당 뿌리는 독재정권” 비판도
“새누리당 뿌리는 독재정권” 비판도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8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4·19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보통 4월에 방문하는 곳을 가을 문턱에 찾은 건 뜻밖이다. 그는 참배하는 자리에서 “민주주의 회복 의지를 다시 다짐하려고 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헌정질서가 다시 유린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새누리당의 뿌리는 독재정권·군사쿠데타 세력에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고 틈만 나면 종북몰이, 매카시즘에 기대기에 여념이 없다”고도 말하며,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침묵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을 거듭 비판했다.
이날까지 서울 시청광장 노숙투쟁 13일째인 그는 야당 대표와의 단독회담 요구를 거부하는 박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방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만나 많이 듣고 올 텐데, 여유가 있으면 선진국은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제1야당 대표와 이렇게 만나지 않고 버티는지, 국가정보기관이 대선에 개입했을 때 어떻게 하는지, 이런 의견들을 들어볼 기회가 있다면 우리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겠다”며 “선진국 정상들한테서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 맞는 것들을 여러 개 배워서 오는 거라면…. 뭐 그러셨겠죠”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의 요구를 더는 묵살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는 또 “국정원 얘기를 놔두고 회담에서 민생만 얘기한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내용의 이솝우화인) ‘여우와 두루미’ 얘기랑 비슷하다. 대통령과의 만남이 목표가 아니라,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남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석기 의원 사건은 (내란음모를) 모의하고 선동했다는 죄다. 어마어마한 죄다. 그런데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은 실행한 죄다. 어느 게 더 무겁냐. 조직·예산을 갖춘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며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석기 의원 사건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과는 단호히 절연하겠다. 이정희 진보당 대표가 이번 사건의 변호인으로 참여하고 방어하는 게 진보당의 입장이라면 우리가 (그들과) 같이 가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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