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꼬인 정국 풀 생각 해야”
이인제 “아무 조건 없이 만나야”
최고위원들도 “큰 정치를” 지적
“당 지도부도 반성해야” 주문도
이인제 “아무 조건 없이 만나야”
최고위원들도 “큰 정치를” 지적
“당 지도부도 반성해야” 주문도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한 11일에 맞춰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이 여야 대치정국 해소를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수용 등 박 대통령의 양보와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5선인 이재오 의원은 회의에서 “나라가 화해·상생이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기조로 치닫는 것은 여권의 책임이다. 대통령이 꼬인 정국을 풀 생각을 해야 한다”며 “오늘 대통령이 오시면 먼저 여당 대표를 만나시고, 야당 대표도 만나서 사정을 듣고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제에 연연해하지 말고 일단 야당 대표를 만나 요구사항을 듣고 꼬인 정국을 풀 실마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의원은 국가정보원 개혁과 관련해서도 국회에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 등 민주당의 요구를 대통령이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선인 이인제 의원도 박 대통령이 김 대표와 조건 없이 양자회담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야당 대표가 여권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되는 요구는 아니다. 대통령은 넓은 마음으로 허심탄회하게 아무 조건 없이 야당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오늘 대통령이 귀국하시니까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 원내대표가 만나뵙고 신속하게 대화를 통해 야당이 국회에 들어올 명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들도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이는 큰 정치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말했고, 유기준 최고위원도 “대통령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좀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막힌 정국을 풀지 못하고 있는 여당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자성론도 나왔다. 이재오 의원은 “갈등 해결의 두 번째 책임은 여당 지도부에 있다. 단독국회를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단독국회가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야당 할 때 걸핏하면 김대중 대통령 나오라 하고 노무현 대통령 나오라 하고, 만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고 하지 않았나. 여당이 야당과 함께 간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여권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전날 이재오 의원과 함께 민주당 천막당사를 방문해 김한길 대표를 만났던 7선의 정몽준 의원도 “국민들에게 새누리당이 열심히 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춰지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청와대도 우리 당이 열심히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 원내지도부는 12일 오전 여의도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을 열어 정기국회 의사일정 등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열흘째 파행중인 정기국회를 정상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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