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농성 26일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노숙농성 26일째를 맞은 21일 낮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상황실에서 전병헌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과 추석 민심 동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추석 이후 민주당
김한길대표 추석도 집에 안가
전국순회 노숙투쟁 등 논의
재보선 전 국감 할지도 분분
김한길대표 추석도 집에 안가
전국순회 노숙투쟁 등 논의
재보선 전 국감 할지도 분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 직후 ‘빈손’으로 다시 노숙투쟁에 들어간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추석인 19일, 서울광장 천막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차례상 위엔 ‘소통하는 민주주의,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글귀를 써붙였다. 그는 추석 연휴에도 집에 가지 않고 천막을 지켰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추석 이후 정국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3자회담 직후 당내 일부에선 전면적 원외투쟁도 거론됐지만, 지도부는 정기국회를 가동하면서 장외투쟁을 지속하는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이어가되 투쟁방안의 다양화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최원식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표가 원내외 병행투쟁의 강도를 어떻게 높여갈지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 23일 의원총회에서 대표가 (대응방안을) 결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1~22일에 걸쳐 천막을 찾은 의원들한테서 각 지역 추석 민심을 듣고 있다. 21일엔 전병헌 원내대표와 이종걸·이인영·유은혜·이학영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의 방문을 받았다. 의원들은 “대통령이 어떻게 민주당의 7개 요구사항 중 하나도 들어주지 않느냐”는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비판 여론과, “국민들이 민주당의 원내외 병행투쟁을 이해하지 못하고 원내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걱정한다”는 우려 등을 김 대표에게 전했다고 한다. 김 대표 쪽 관계자는 “대표가 전국 거점을 돌아다니며 노숙투쟁을 하는 방안, 지역 현장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타운홀미팅 등 여러 원외투쟁 방안들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3자회담 직후 이미 전병헌 원내대표가 “고강도 원내외 병행투쟁” 의사를 밝혔듯, 원내 지도부도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원외투쟁은 방법을 다양화하고, 원내투쟁은 더욱 내실있게 해야 한다. 당내 일부에서 얘기하듯 예산·법안을 걸고 우리 요구를 관철하려고 해도, 원내로 들어가 세제개편안, 보육예산 문제 등 법안과 예산을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엔 10·30 재보궐선거 이전에 국감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야당을 무시하는 청와대와 여권의 태도를 고려해 당분간 원외투쟁에 집중하고 국감을 11월 이후로 넘기자는 주장도 여전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의총 하루 전날인 22일 원내부대표단과 만나 원내 지도부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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