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서 손학규 출마론 나오자
당내 “패하면 엄청난 후폭풍”
서청원은 출마 기자회견
당내 “패하면 엄청난 후폭풍”
서청원은 출마 기자회견
새누리당이 10·30 재보궐선거 경기 화성갑 지역구에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를 공천할지를 놓고 막판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추위)는 서 전 대표를 사실상 후보로 내정했지만, 민주당에서 ‘손학규 대항마’론이 급부상하면서 공천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공추위 관계자는 2일 “우리가 서청원 전 대표를 공천하면 민주당에선 손학규 전 대표가 나올 것이다. 만약 손 전 대표와 맞붙어 패할 경우 불어닥칠 엄청난 후폭풍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솔직히 김성회 전 의원이 출마해 떨어지면 그냥 한 석 잃는 거지만, 서 전 대표가 낙선하면 정권 차원에서 타격을 입는 것이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청원 대 손학규’의 빅매치로 갈 경우 선거구도가 정권 심판론으로 흘러갈 게 뻔한 만큼, 서 전 대표가 패하면 그 영향이 박근혜 대통령한테까지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00% 이길 자신이 있을 때 판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서청원 대 손학규) 가상대결에서도 아슬아슬하고, 서 전 대표가 여당 거물이지만 (금품비리 전력 등) 흠집이 있기 때문에 선거전에 들어가면 공격당할 부분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재선의원도 “내가 보기에 손학규 카드가 무서우니까 (공추위가)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서 대표가 질 경우 공천에 관여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를 하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재선인 김성태·박민식·조해진 의원과 초선 이장우 의원이 전날 “정치쇄신 공약에 배치된다”며 서 전 대표 공천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당 지도부로선 당내 여론을 무시하고 서 전 대표 공천을 강행하는 모양새여서, 서 전 대표가 출마했다가 패배할 경우 문책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조해진 의원은 “명분없는 공천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이나 정권에 부담인데, 선거 결과까지 좋지 않으면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게 이는 등 당이 평지풍파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런 우려를 무릅쓰고서라도 서 전 대표를 공천할 태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서 전 대표를 공천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만약 민주당에서 손 전 대표가 나오면 어차피 서 전 대표나 김성회 전 의원이나 둘 다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3일 저녁 공추위를 열어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의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지만, 민주당 분위기를 살펴가며 최종 결과 발표를 좀 더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서 전 대표는 이날 경기 화성시 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손학규 전 대표와는) 과거 좋은 관계였는데, 웃통 벗고 한판 붙자고 하면 방법이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과 (손 전 대표) 본인의 결심 문제”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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