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통합’ 당론 확정에 신당쪽 ‘시큰둥’
자민련이 29일 심대평 충남지사가 추진 중인 이른바 ‘중부권 신당’ 쪽과 통합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가능하면 신당 창당 이전에 통합을 성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중부권 신당’ 추진세력이 독자적 창당작업을 중지한 뒤 제3의 신당 추진주체를 만들고, 양쪽이 여기에 합류하는 통합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일단 신당이 만들어지면 통합이 성사되기 어렵다”며 “양쪽이 함께 신당을 만든 뒤에 자민련을 흡수합당하는 방법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통합에 소극적이던 자민련이 방향을 돌린 데는 여러가지 고달픈 상황이 놓여 있다. 자민련은 올해 초 류근찬 의원의 탈당으로 현역 의원이 3명뿐인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했고, 신당 추진세력이 창당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한층 입지가 좁아졌다. 신당 추진세력은 다음달 12일 서울에서 정책연구소 격인 ‘피플 퍼스트 아카데미’의 출범을 알리는 대규모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심 지사 쪽은 자민련의 제의에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신당세력에 합류한 류근찬 의원은 “자민련의 조건 없는 해체가 전제돼야 한다”며 “자민련을 그대로 둔 채 통합하자는 것은 신당 추진에 대한 딴지걸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심 지사의 핵심 측근도 “우리 쪽과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나온 자기들끼리의 얘기”라며 “자민련이 모든 것을 정리한 뒤라면 몰라도 무슨 조건이 있어선 안 된다”고 일축했다.
심 지사 쪽이 이런 태도를 고수할 경우, 당분간 통합은 성사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김 대표와 심 지사의 일대일 담판 등을 통해 통합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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