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피해자의 증언 서금성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맨 앞)이 15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 사례를 증언하고 있다. 뒷줄 왼쪽은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감초점-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규제 완화 지적도
노 공정위원장 “전혀 그렇지 않다”
국내보다 미국서 더 싼 현대차
“불공정 거래 여부 조사”
일감몰아주기 규제 완화 지적도
노 공정위원장 “전혀 그렇지 않다”
국내보다 미국서 더 싼 현대차
“불공정 거래 여부 조사”
국회 정무위원회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또 20명이 넘는 기업인 증인들을 출석시켜 일감몰아주기와 짬짜미(담합),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올해 상반기 국회에서 가맹사업법·공정거래법·하도급법 등이 어렵게 개정됐는데, 재벌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시행령에서 적용 대상을 축소하는 등 대폭 완화됐다”며 “전경련의 규제완화 요구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 한 마디에 규제 수위가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상직 의원도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법’의 시행령에 대해 “재벌봐주기”라고 주장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공정위가 효성과 엘지(LG)의 계열사 누락신고와 관련해 지난 8월23일 조석래 효성 회장과 구본무 엘지 회장에 대해 경고 조처했는데, 2010년에는 똑같은 사안에 대해 고발 조처를 했다”며 “박 대통령이 재벌 총수를 만나기 전에 재벌 총수에 대한 고발이 부담스러워서 정치적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무슨 근거로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포기하고 재벌 봐주기로 돌아섰다고 하느냐”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은 경제민주화 법안의 핵심으로 여야가 모두 잘했다고 몇 개월 전에 자화자찬을 했는데, 지금 와서 집이 아니라 움막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고 반박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시각이 다르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수했다.
기업인 증인들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와 제도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본사 직원의 대리점주에 대한 막말 논란과 무리한 영업 방식으로 물의를 빚은 아모레퍼시픽의 손영철 사장을 불러내 불공정행위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고, 손 사장은 “국민여러분께 아주 깊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김충호 현대자동차 대표에게 “왜 현대차가 같은 제품인데도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싼 가격에 팔고, 옵션과 애프터서비스에서도 차이를 두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해 노대래 위원장은 “관련 법규에 따라 각국이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 차별이지만 그런 것이 없이 소비자에 따라 (차별을) 하는 것은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향후 조사 방침을 밝혔다.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컴퓨터를 애프터서비스 해주면서 재생 부품을 새 부품으로 속여 폭리를 취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를 상대로 “분기에 10여조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세계적 기업으로 인정받는 삼성전자가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질타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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