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감’ 중간결산
지난 14일 시작된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23일 반환점을 돌았다. 원외 투쟁을 접고 국감에 ‘올인’한 민주당은 “국감을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자평하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다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발목잡기로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감의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국감에서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군 사이버사) 등 국가기관의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복지후퇴·공약파기 현안을 적절히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민병두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국감을 통해 대통령의 복지공약 71개가 폐지된 걸 확인했고, 지난 대선이 ‘3국1경’(국정원·군사이버사령부·보훈처·경찰)이 합작한 부정선거라는 것을 드러낸 게 큰 성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열흘 남은 국감에서도 국기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각종 실정에 대한 박 대통령과 현 정부의 책임을 더욱 분명하게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민 본부장은 “지금은 ‘팩트’를 쌓아서 (정권에 대한 여론의) 분노를 축적해야 하는 시점이다”라며 국감기간 동안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추가 폭로 등을 통해 정국을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은 국감을 정쟁에 이용하는 민주당과 달리, 자신들은 국감의 기본 취지를 충실히 실현했다고 자부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이 오히려 대안을 제시하면서 정부 부처들을 매섭게 질타한다. 반면 민주당은 똑같은 이슈만 들고 와서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정원, 군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의혹에 이어 검찰 수뇌부의 수사축소 외압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새누리당은 사실상 ‘관련 부처 감싸기와 방어’에 치중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국감에서) 사실 확인이 안 된 의혹 부풀리기, 발목잡기, 막무가내 선전선동을 통한 정치공세의 장으로 이용했다”며 민주당에 그 책임을 돌렸다.
‘선거부정 초대형 이슈’ 대응에
평론가들 “역량부족” 여야에 쓴소리 전문가들은 “민주당은 제기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문제이고, 새누리당은 국민 여론을 대통령과 정부에 제대로 전달하는 여당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현 정부를 견제하고, 잊혀졌던 대선 개입 사건을 부각시킨 것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정책화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물음표”라고 말했다. 조진만 교수(덕성여대 정치외교학)는 “국회로 들어간 민주당의 국감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좀더 생산적인 국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전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민주당은 국감에서 개별상임위원회와 의원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차원에서 전략을 가지고 국감과 그 이후를 준비하는 역량은 부족한 것 같다”며 “문제를 지적하고 제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개선이 되려면 집권 세력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민심을 파악하고 정책입안 단계까지 가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김종배)는 지적이, 청와대에 대해선 “국감 전에 (대선 개입 의혹 등 제기된) 문제를 풀어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쓴소리가 나왔다. 이승준 김남일 기자 gamja@hani.co.kr
평론가들 “역량부족” 여야에 쓴소리 전문가들은 “민주당은 제기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문제이고, 새누리당은 국민 여론을 대통령과 정부에 제대로 전달하는 여당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배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현 정부를 견제하고, 잊혀졌던 대선 개입 사건을 부각시킨 것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민주당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정책화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물음표”라고 말했다. 조진만 교수(덕성여대 정치외교학)는 “국회로 들어간 민주당의 국감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좀더 생산적인 국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전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민주당은 국감에서 개별상임위원회와 의원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차원에서 전략을 가지고 국감과 그 이후를 준비하는 역량은 부족한 것 같다”며 “문제를 지적하고 제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개선이 되려면 집권 세력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민심을 파악하고 정책입안 단계까지 가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김종배)는 지적이, 청와대에 대해선 “국감 전에 (대선 개입 의혹 등 제기된) 문제를 풀어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쓴소리가 나왔다. 이승준 김남일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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