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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주·진보세력, 북 지령대로 움직이는 종북”

등록 2013-10-25 08:30수정 2013-10-25 19:26

국정원·국방부·보훈처 ‘안보교육 DVD’
국가정보원·국방부·국가보훈처가 대통령 선거가 열린 지난해 정부 부처와 예비군 일반훈련장 등에 안보교육용으로 배포하고 상영한 디브이디(DVD)에는 민주·진보세력을 북한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종북’으로 폄훼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24일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영상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국무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배포한 ‘누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가’ 영상에선 “종북세력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지하활동으로 맥을 이어오다가 1972년 유신체제하에서는 사회주의 건설 목표를 숨긴 채, 반유신,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빙자해 세력 확산을 기도했다”고 민주화 투쟁의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 또 “2000년대에는 민주화·평화 애호 운동으로 미화하며 그 영향력을 국가 전반에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훈처가 2011년 말부터 시도교육청, 학교 등에 1000개를 배포한 디브이디(58편 영상 수록)와 국방부가 지난해 퇴역장성 모임 ‘성우회’에 용역을 맡겨 예비군 일반훈련 안보교육에서 튼 영상들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보훈처 배포 영상과 예비군 안보교육 영상목록 사이에는 39편이 겹친다.

‘흔들리는 법치주의, 대한민국의 두 얼굴’ 영상에선 쌍용자동차 파업, 철거민 등의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를 전문시위꾼들의 난동으로 묘사했다. ‘위험한 반대, 그 어두운 그림자’란 영상에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 제주 강정마을 집회 등을 “반정부 선동시위”로 깎아내린 반면, 4대강 사업을 “녹색성장의 아이콘”으로 치켜세웠다.

‘비겁한 평화는 전쟁을 부른다’에선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합의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거론하며, “엔엘엘(NLL)을 평화지대로 설정하면, 우리의 평화는 짓밟히고 만다”고 단정했다. ‘엔엘엘을 포기했다’는 여당의 주장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북한 어떻게 볼 것인가’에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종북적 남북관계”라고 칭하는가 하면, “자주를 내세우는 (김대중 정부 때의) 6·15 남북공동선언 1항은 모든 자유민주세력을 배격한 채, 종북좌파세력들과 북한이 연계하여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이루자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왜곡했다.

이런 내용들이 담긴 영상들을 누가 주도해 만들었는지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보훈처가 이들 영상이 담긴 디브이디에 보훈처 이름을 찍어 배포한 사실이 불거졌을 때, 보훈처는 “협찬을 받아 나라사랑교육의 일환으로 배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들이 제작을 지휘한 영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강 의원도 “보훈처가 쓴 예산을 뒤져봐도, 영상제작 비용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디브이디를 보낼 주소를 정리해 박승춘 보훈처장에 전달했고, 처장은 다시 이 주소를 외부로 넘겼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국정원이 영상제작을 사실상 지휘하고 지원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비록 국정원이 정부 부처에 배포한 개별 영상들에는 ‘한국위기관리연구소’, ‘21세기 안보실천연합’ 등이 제작했다고 적혀 있지만, 국정원이 해당 단체에 영상제작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강 의원은 “보훈처·국방부가 배포·상영한 영상을 다시 국정원이 정부 부처에 배포하는 등 국정원 이름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국정원이 제작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28일 보훈처 국감에서 이 문제 등을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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