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만찬 이모저모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만찬 간담회는 한마디로 숙연함과 침통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단축까지 거론하며 거듭 대연정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자, 의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의원은 “당혹스러움과 숙연함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 만찬이 끝난 뒤에도 의원들은 삼삼오여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간극 너무 커 답답함” 토로
이날 만찬은 저녁 6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노 대통령의 머리 발언과 저녁식사, 의원들의 질문에 이어 노 대통령이 답변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노 대통령의 답변은 1시간30분 동안 길게 이어졌다. 노 대통령 발언하는 동안 의원들은 숨을 죽였고, 박수소리 한 번 나오지 않았다고 한 의원이 전했다. 전병헌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만찬 뒤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대통령의 절절한 철학과 확고부동한 의지에 대해 의원들이 숙연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 대변인의 공식적인 설명과 달리, 의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질문에 나선 6명의 의원 가운데 김동철·송영길·장영달·임종인 의원 등 4명이 연정론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불퇴전의 의지에 기가 질려, 말을 하려다 입을 열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확고부동해 보여, 더는 얘기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도 “대통령과 의원들의 간극이 너무 큰 것 같더라”라며 “너무 역사의식이 투철하다고 해야 하는지, 말문이 막힌다”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 앞에서 연정론의 부당함을 지적했던 임종인 의원은 전화를 끊은 채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다.
“공감가는 얘기” 옹호도
의원들은 특히 ‘임기 단축’이라는 용어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김재홍 의원은 “현재의 인기는 고려 대상이 아니며, 후세의 역사적 평가 속에서 정치적 결단을 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상돈 의원은 “당혹스럽지만 발언의 진의를 잘 해석해 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제대로 해석을 못하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잘 곱씹어보면 공감이 가는 얘기”라며 “의원들 중에 절반 이상이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도 “의원들이 오늘 감동받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의원들이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은 “대통령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한 것 같다”며 “대통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이해의 폭은 조금 넓어지겠지만, 그래도 연정에 대한 찬반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임석규 이지은 기자 sky@hani.co.kr
의원들은 특히 ‘임기 단축’이라는 용어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김재홍 의원은 “현재의 인기는 고려 대상이 아니며, 후세의 역사적 평가 속에서 정치적 결단을 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상돈 의원은 “당혹스럽지만 발언의 진의를 잘 해석해 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제대로 해석을 못하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잘 곱씹어보면 공감이 가는 얘기”라며 “의원들 중에 절반 이상이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도 “의원들이 오늘 감동받지 않는다면 우리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의원들이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은 “대통령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한 것 같다”며 “대통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이해의 폭은 조금 넓어지겠지만, 그래도 연정에 대한 찬반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임석규 이지은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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