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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승춘 “보훈처, 작년 이념대결 승리 기여” 동영상 파문

등록 2013-10-31 19:53수정 2013-10-31 21:50

대선 직후 신년교례회서 발언
강기정 의원, 동영상 공개
민주당 “대선 개입 자인한 꼴”
[관련영상] [뉴스클립]박승춘 “보훈처, 작년 이념대결 승리 기여”

지난해 민주·진보 세력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안보교육에 나섰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여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유도하고, 대선이 끝난 직후인 2013년 1월에는 보훈처가 국내 이념대결에서 승리를 선도했다는 내용의 강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민주당은 박 처장이 대선 개입을 자인했다며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강기정 의원 등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 처장이 2012년과 2013년에 했던 강연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을 보면, 박 처장은 2012년 1월 국제외교안보포럼 신년하례식에서 “금년에 우리 국민이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세력을 지도자로 선택할 것인가, 남북 공조를 중시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여기에 국가의 미래가 걸려 있다”며 12월 대선에서 상대적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 강조하는 여권 후보 지지를 유도했다. 그는 같은 달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신년하례식에선 “금년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해다. 보훈처는 큰 업무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우리 2040 국민들에게 나라사랑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강연대로 지난해 국민 22만7528명을 대상으로 야당의 정책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안보교육을 진행했다.

박 처장은 지난해 7월 국제외교안보포럼 조찬강연에선 “공무원·대학생·교사·일반인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중략) 전문강사를 위해 나라사랑 교재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안보교육은 “강사들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 것”이란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 등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선거개입 의혹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 영상을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장에서 틀려고 했으나 영상은 틀어도 음성은 틀 수 없다는 국회 규정에 따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개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 등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선거개입 의혹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 영상을 국가보훈처 국정감사장에서 틀려고 했으나 영상은 틀어도 음성은 틀 수 없다는 국회 규정에 따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개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특히 그는 대선 직후인 올해 1월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 신년교례회에서 “작년 1년 동안 그 성과가 지대했다. 여러분들 뜻하신 바를 이뤘다. 제가 2년 동안 보훈처가 우리 국민의 안보의식을 함양시켜서 이념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선제보훈’ 정책을 추진하는 업무를 했다”고 말했다. 민주·진보 세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안보교육 등을 통해 보훈처가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는 게 민주당의 해석이다.

실제 박 처장은 이날 국감에 출석해 이 강연 내용에 대해 “국내 이념대결 투쟁에서 국가보훈처가 선제적 보훈정책으로 (맞서) 대처했다”고 말했다. 보훈처를 국내 이념대결의 대응기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훈처의 선거개입은 경악을 금치 못할 중대한 범죄행위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총체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처장은 국감에서 대선개입 의혹을 추궁하는 강기정 의원에게 “(그건) 국민이 판단할 겁니다”라고 답변해 국감이 파행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박 처장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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