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 카드 사용 내역 등 자료 미제출을 따져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인사청문회]
이목희 민주당 의원 추궁에
문 “사적으로 썼으면 사퇴
다음 기회에 해명하겠다”
기초연금 정부안 두고선
“미래세대 불리한 것 맞지만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불가피”
이목희 민주당 의원 추궁에
문 “사적으로 썼으면 사퇴
다음 기회에 해명하겠다”
기초연금 정부안 두고선
“미래세대 불리한 것 맞지만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불가피”
문형표(57)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당시 법인카드를 휴일이나 가족 생일날 쓰는 등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 후보자는 “사적으로 쓴 것이 밝혀지면 (장관직을) 그만두겠다”며 적극 부인했지만, 의원들이 구체적인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제시하자 정확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첫번째 질문자로 나선 이목희 민주당 의원은 “문 후보자의 법인카드 위반 내역이 있는 것 같다. 공휴일과 휴가 때 사용한 내역과 관외지역에서 사용한 내역이 발견됐다. 소명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자는 “2008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정보센터장을 역임하면서 매주 토요일 고위공직자 과정을 운영했고, 이때 사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오후에 다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쓴 것이 밝혀지면 장관직을 그만둘 것이냐”고 묻자 문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5년간 아내와 아들의 생일날 모두 8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이 의원이 일일이 열거하자 정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다음 기회에 밝히겠다”고 발을 뺐다. 이 의원은 “해마다 아들 생일, 배우자 생일에 밥을 먹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누가 믿느냐.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따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이 민주당에 제출한 2008년부터 올해 10월27일까지의 문 후보자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공휴일과 토·일요일 사용이 70건 600여만원에 이른다. 주로 문 후보자의 집(서초구 반포동)에서 멀지 않은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의 일식·한식당에서 이용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있는 동대문구 회기동을 비롯해 연구원이 법인카드 사용권역으로 인정하는 성북·종로구를 벗어나 카드를 쓴 게 모두 455건 6400여만원에 달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영리병원이나 기초연금 등 정책에 대한 의견은 예전 자신의 입장을 바꿔 정부의 전체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쪽으로 내놨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정부의 방안이 미래세대에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문 후보자는 “엄밀히 보면 동의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한 이들의 손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지면 기초연금에서 감액 부분을 많이 적용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처”라며 정부안을 옹호했다.
문 후보자는 2009년 한 토론회에서 영리병원 도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영리병원 허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사회적 우려를 충분히 감안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도입에 따라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문 후보자는 “원격의료를 허용했을 때 나타날 문제들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문 후보자의 카드 사용 관련 소명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이날 하루로 예정됐던 인사청문회를 13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손준현 김양중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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