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새누리당 의원(가운데)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우여 대표.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연석회의뒤 ‘특검 불가’ 확인
정책위의장 포함 ‘6자협의체’
예산안 논의 염두해 역제안 가능성
궁지 몰린 민주 대응책 고심
정책위의장 포함 ‘6자협의체’
예산안 논의 염두해 역제안 가능성
궁지 몰린 민주 대응책 고심
새누리당이 27일 “특검은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를 통한 특검 도입 논의를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 여야 정책위의장까지 포함한 6자 협의체를 통해 교착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표결 처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여야의 타협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중진들 다수는 ‘특검 논의’를 전제로 한 민주당 제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최다선 친박 원로인 서청원 의원은 “특검은 안 된다. 당장 (야당이 말하는 4인)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지도부가 채널을 하나로 만들어 협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사실상 ‘특검 불가’를 고수하는 친박계 최경환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로 민주당과의 협상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제 의원도 “(특검 도입을 받아준다고 해서) 내년 예산과 민생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순조롭게 처리가 되겠는가. 그런 낙관론은 근거가 없다”며 특검 도입에 반대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만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소위 양당 간의 6자 회동을 제안하자”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은 이런 당내 기류에도 불구하고, 4인 협의체 거부 방침을 곧바로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황우여 대표는 연석회의 뒤 “주말까지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밝혔고, 6자 협의체 역제안 등 다른 절충안을 고려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특검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를 그대로 받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모든 것을 다 논의할 수 있는 6자 협의체 등의 형식을 민주당에 역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특검 절대 불가’ 의지가 강해, 6자 협의체가 성사되어도 특검 논의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이 6자 협의체 제안을 검토하는 이유도 특검에 논의가 집중될 4인 협의체 대신, 두 당 정책위의장을 논의에 포함시켜 예산안과 법안 등 정책 현안을 집중 논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4인 협의체 구성 제안마저 거부한다면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접어드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버티기 전술’에 맞설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새누리당이 4인 협의체마저 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론전’ 말고는 뭘 더 해볼 수단이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조혜정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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