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삶의 정치로 보답할 것”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세력화 관련 공식입장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신당 창당 공식화

“다양한 생각 가진 사람들 모여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정치 할 것”
합리적 의사결정·국민통합 추구

이계안·류근찬·김효석 합류 유력
전국 순회 국민토론회도 계획
내년 지방선거전 창당할지 주목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이야기해온 ‘새정치’의 지향점과 창당으로 가는 발판이 될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추진위)의 출범 계획을 알렸다.

안 의원은 ‘새정치’에 대해 “저희들이 생각하는 새정치의 중요한 부분이 삶의 정치”라며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소망하는 정치는 민생정치요 생활정치다.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극단적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창당’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당연히 지향점은 창당이다. 추진위는 그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해 ‘안철수 신당’ 창당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우선 다음주 초 추진위 출범과 함께 구체적인 조직구성과 인선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전국 순회 국민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지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추진위가 출범하면 이제부터는 공식적으로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여러분들 만나뵙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추진위에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자문위원과 기획위원들을 주로 합류시키고, 외부 인사들도 영입할 예정이다. 정치권 인사들 가운데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계안·류근찬 전 의원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고, 김효석 전 의원도 민주당 탈당 뒤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 위원장은 4~5명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하고, 안 의원도 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쪽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출신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와 정치권 출신이 아닌 인사들이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며, 추진위는 일단 ‘슬림하게’(작은 규모로) 출발해 이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 의원은 창당 의지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의원은 “지방선거에서는 최선을 다해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는 대원칙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만 답했다. 또 정당법상 조직인 창당준비위원회가 아닌 추진위를 만들기로 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하게 될지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창당하기에는 변수가 많아 창당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창당을 위해 사람을 모으고 ‘내용’을 만들기엔 아직 역량이나 준비가 부족하고,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약속한 기초단체장 등 지방선거 공직후보자에 대한 정당공천체 폐지라는 외부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내일’의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정당의 콘텐츠를 만들고 참여하는 사람들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위를 출범시키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면 창당 시기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