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윤 전 장관은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임명됐다. 2014.1.5 / 연합뉴스
‘위원장 영입’ 윤여준의 민주당 비판에 ‘발끈 논평’
박용진 대변인 “최장집인지 윤여준인지 애매모호”
박용진 대변인 “최장집인지 윤여준인지 애매모호”
민주당은 5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옛 한나라당 출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창당 준비기구 격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대해 비판 논평을 내놓았다. 그간 안 의원의 행보에 대해 ‘절제 논평’을 낸 것에 비춰 비판의 수위가 높은 것이 눈에 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윤 전 장관이 ‘정치적 결별설’이 돌던 안 의원과 다시 결합한 데 대해 “이런 흐름을 알고 있었고, 크게 의미 두지 않는다”고 외견상 담담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날 윤 전 장관이 “1세대 정치(새누리당)와 2세대 정치(민주당)가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민생은 뒷전에 밀리고 있으며, 이념을 앞세운 두 세력의 지속적인 대결이 이 땅을 둘로 나누는 분열 정치를 하고 있다”는 등 민주당까지 포함해 두루 비판한 데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 보내주신 비판을 잘 새기고 변화와 혁신의 길을 두려움 없이 갈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내용과 실천을 통해 새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 되어야하지 평론과 비판에 머무르면 기존 정치의 답습이 될 뿐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빨강·파랑·노랑의 단순한 색깔 신호만으로도 복잡한 교통 흐름을 이해하고 움직이는 우리 국민들이 안철수의 새정치는 무슨 내용인지 몰라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며 “안철수의 새정치가 빨강인지 파랑인지 노랑인지 분명히 보여주지 않은 채 ‘빨강’과 ‘파랑’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갸우뚱해 하고 있는 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 못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민감한 정치적 현안이 불거졌을 때,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은 채 사태가 수습되어 가는 국면에서 성명서만 내놓거나, 여야를 모두 비판하면서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며 그 반사이익을 수렴하고 있다는 민주당 내부의 분위기가 반영된 논평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또 “안철수의 새정치가 최장집(교수)이었던 것인지 윤여준이라는 것인지 애매모호한 신호 때문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의 최장집 교수와 결별한 안 의원이 보수 쪽에 가까운 윤 전 장관과 다시 손을 잡은 점을 상기시키며,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묻고 있는 것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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