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오른쪽 셋째)의 신당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가운데)을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하고, 5일 오전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송호창 새정추 소통위원장, 윤장현·박호군·윤여준 공동위원장, 안철수 의원, 김효석·이계안 공동위원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새정추 공동위원장에 윤여준
‘박근혜~문재인’ 오간 이력
새정치 취지 퇴색 논란
기존 인사들과 ‘융화’도 숙제
안 “저희에겐 경륜·지혜가 중요”
신당 창당작업 ‘동력’ 기대
민주 “국민 고개 끄덕이지 못할것”
‘박근혜~문재인’ 오간 이력
새정치 취지 퇴색 논란
기존 인사들과 ‘융화’도 숙제
안 “저희에겐 경륜·지혜가 중요”
신당 창당작업 ‘동력’ 기대
민주 “국민 고개 끄덕이지 못할것”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011년 한 차례 결별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다시 영입하고 5일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공동위원장에 임명했다. 신당 창당에 당장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수십년간 여야를 넘나들며 여러 유력 정치인의 ‘참모’ 역할을 섭렵한 윤 전 장관의 영입이 ‘새정치’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안 의원은 오전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영입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저희에게는 경륜과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윤 전 장관은 한국 정치의 현장을 두루 경험하고 우리나라에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 영입을 계기로 중도 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통해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장관도 “새정치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명령이고, 2년 동안 ‘안철수 현상’으로 충분히 입증됐다”며 “국민적 열망인 새정치를 구현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안 의원과 윤 전 장관의 만남은 ‘재결합’이다. 윤 전 장관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던 안 의원의 ‘멘토’였으나, 안 의원이 “윤 전 장관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는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여명쯤 된다”고 깎아내리자 갈라섰다. 이후 윤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안 의원의 새정치에 대해 “추상성이 높은 모호한 말을 한다”고 비판한 데 이어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지냈다.
이런 과거를 의식한 듯 윤 전 장관은 “지금 새누리당은 권위주의적, 국가주의적인 1세대 정치를 답습하고 있고 민주당은 거리의 정치인 2세대 정치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념을 앞세운 양대 정당의 지속적인 대결이 이 땅을 둘로 나누는 분열의 정치를 불러왔다”고 비판하며 “안 의원의 등장은 역사적 필연”이라고 했다. 새정추 합류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수십년에 걸쳐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문재인 후보 등 실력자들의 ‘정치적 참모’를 섭렵한 윤 전 장관의 편력이 안 의원이 내세우는 ‘새정치’에 걸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윤 전 장관과 기존 새정추 인사들의 융화도 숙제다. 실제 윤 전 장관 영입을 두고는 새정추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추 핵심 인사는 “(내부에) 우려가 있는 것은 알지만 윤 위원장이 연륜과 지혜가 있는 분이니까 조직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들께서 알아서 평가하실 것이다”라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가 빨강인지 파랑인지 노랑인지 분명히 보여주지 않은 채 ‘빨강’과 ‘파랑’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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