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전 주문·각본대로 진행…진정한 소통 힘들다는 걸 알게 해준 80분”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해 “청와대 사전 주문과 각본대로 진행된, 오이엠(OEM·주문자 생산)방식, 짜고 치는 고스톱 방식의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기자들의 질문내용을 미리 입수해 답변자료를 만들고, 박 대통령은 해당 질문이 나오면 참모들이 작성해준 답변자료를 그대로 읽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시선을 아래 쪽으로 내려 자료를 본 것은 이 때문이다. 보통 대통령 기자회견의 경우, 어떤 기자들이 질문할지도 사전에 결정되기 때문에,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다음에 누가 질문할지’를 묻고, 손을 든 기자를 지목하는 행위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박 사무총장은 “대통령의 기자회견문 어디에도 민생·민주주의가 없었다. 요즘 같은 정국상황에서 일부러 뺄 수 없는 그런 글자가 아닌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편방송 <채널에이(A)> 소속 기자가 ‘관저생활’을 물은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관저에서 지내는 진돗개 ‘희망이’‘새롬이’를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이 마주하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애완견 ‘희망이’가 아니라 진짜 희망일 것”이라며 “진정한 소통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해준 80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대통령의 불통만을 재삼 확인한 회견이었다. (국민과) 소통하라는 요구를 원칙 없는 타협이나 부당한 결탁 정도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에 실망과 안타까움 금할 수 없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거부하고 국회의 개헌논의를 차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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