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준 동의 진통 예고
한-미 협상 결과, 우리 정부의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이 지난해보다 5.8% 증액된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국회 비준동의를 해줄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의미있는 합의’라고 환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심재권 민주당 의원은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분담금이 왜 지난해에 비해 5.8%가 인상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2009년) 8차 협정 기간 중에도 물가지수를 감안하여 인상하더라도 연간 4%를 넘지 않도록 해왔다”며 “한마디로 부실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미국에 지불한 분담금 중 미국이 쓰지 못해 예치된 현금이 7380억원에 이르는 등 미집행 분담금이 최소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이 돈의 이자만 매년 300억원가량 발생하고, 심지어 미국이 이 돈을 미 연방정부 채무를 갚는 데 쓰는 등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협상팀은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평택 이전사업비로 전용하는 문제 등도 이번 협정에서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한-미 동맹을 훼손해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부실 협정을 비준동의해주는 식의 면죄부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 외통위 심사 과정에서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안규백 민주당 의원도 “협정의 유효기간을 미국에 5년으로 보장해준 것도 너무 길다.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소속인 안홍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굉장히 협상을 잘했다. 2월 임시국회 때 빨리 비준동의를 해야 한다”며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미 동맹을 굳건하게 하기 위한 우리 부담의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 쪽이 요구한 예산에 대한 투명성 제고 조치를 관철시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외교통일위 소속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도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전용·미집행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방위비 편성·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국회 보고 강화 등 제반 조처에 대해 한-미 간 의미있는 합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송호진 김수헌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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