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를 찾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 부조 앞에 향을 사르고 있다. 연평도/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민주당 지도부 평화공원 방문
정책수정 논란에 선 그어
‘종북공세’ 맞서 선제적 대응
정책수정 논란에 선 그어
‘종북공세’ 맞서 선제적 대응
17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를 찾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엔엘엘’(NLL·북방한계선)을 자주 입에 올렸다.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군 해안포 부대가 주둔한 무도를 감시하는 해병대 관측소(OP)를 찾은 김 대표는 “배로 10여분이면 엔엘엘을 넘어갈 수 있다”는 군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연평도가 엔엘엘에서 제일 가까운 섬이네요”라고 답했다.
연평도 포격에 희생된 장병들의 위령탑이 있는 평화공원을 찾아 꽃을 바친 뒤에도 그는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도 엔엘엘을 잘 사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엔엘엘이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 등 방문에 동행한 지도부와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10여명도 “튼튼한 안보가 곧 평화”라고 외쳤다.
김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의 연평도 방문은 ‘안보를 책임지는 야당’의 모습을 각인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새누리당과 수구보수 세력들의 ‘종북 공세’에 맞선 선제적 대응 성격도 있다.
평화공원 앞에 선 김 대표는 “평화를 파괴하는 일체의 무력도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햇볕정책의 가장 먼저의 원칙이고, 또 민주당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햇볕정책이 안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해 기자회견 뒤 제기된 햇볕정책 수정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을 주창하신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에 북의 함정이 엔엘엘을 침범했다는 보고를 받고, 국방장관에게 내린 지침 중에 가장 앞세운 것이 ‘엔엘엘을 반드시 확보하라!’였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해 국가정보원과 여권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며 ‘엔엘엘 포기’ 공세를 이어간 것에 대한 반박이다.
민주당은 군 장병들의 복지와 무기 확충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50년간 써온 수통을 새로 지급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고, 장병들의 깔깔이(방한내피)도 새롭게 만들었다. 내무반에 디지털 텔레비전도 보급하게 했고, 장병 급식비도 증액 처리했다”며 “민주당은 연말 국회에서 장병들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인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이번 국회에서도 감시장비 38억원을 민주당이 주장해 증액했다. 정신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장비와 환경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당론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거들었다.
김 대표는 연평도 해병대 장병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우리 민주당은 ‘부모들이 자식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 ‘대접받는 군인’을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군심’과 ‘민심’을 동시에 공략했다.
연평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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