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 서울시장 후보 영입 속도
이혜훈 최고위원과 경선 벌일 듯
이혜훈 최고위원과 경선 벌일 듯
6·4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박원순 대항마’ 찾기에 부심하던 새누리당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영입을 공식화하며 ‘김황식 띄우기’에 나섰다. 여권에서 거물급 잠재 후보로 꼽혀온 김 전 총리가 최근 “여권의 제안”을 전제로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자, 즉각 ‘영입설’로 화답한 것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브리핑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당내 중진과 외부인사들의 경쟁구도를 만들어 강력한 공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며 “김 전 총리는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강력한 분이고, 여러 채널에서 영입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김 전 총리가 “(여권에서) 출마 제안이 오면 그것에 대해선 그때 답을 할 것이다. 추대하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처럼 오해를 하는데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당 차원의 ‘영입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김 전 총리의 발언은 “서울시장에 뜻이 있는데, 당내 경선이 부담스러워 출마를 꺼린다”는 여권 일각의 해석을 일축하면서, 새누리당을 향해 ‘적극적 구애’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서울시장 후보는 김 전 총리를 내세워야 한다. 출마를 위해선 경선을 해야 하지만,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밀면 후보가 된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똑같은 말을 계속 하면 이상해진다”고 말했다. 이미 할 말을 다 했다는 뜻이다.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만큼, 김 전 총리가 경선에 나서면 이혜훈 최고위원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은 20일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사실상의 출정식을 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 쪽은 김 전 총리의 서울시장 도전 움직임에 대해, ‘4대강 원죄론’을 거론하며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새누리당은 누구든 거물급을 내세우려고 하겠지만, 우리는 현역 시장으로서 2년8개월 동안 쌓아둔 업적이 있으니 그 부분을 평가받으면 된다”며 “이명박 정권에서 감사원장, 총리를 지냈고 결국 사기로 드러난 4대강 사업에 책임이 있는 분이 나오게 된다면 (선거가)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조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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