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철수 무소속 의원, 박원순 서울 시장
“이번엔 양보받을 차례”-“시민에게 도움된다면 백번도 양보”
새정추 “지방선거 결연 의지 보인 것
박 시장에 양보 요구한 것 아니다”
새정추 “지방선거 결연 의지 보인 것
박 시장에 양보 요구한 것 아니다”
정치권이 6·4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양보받을 차례”라는 안철수(사진 왼쪽) 무소속 의원의 <조선일보> 인터뷰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안 의원은 20일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새정추)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 후보를 다 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저 혼자는 아니지 않으냐. 저희들도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들과 일을 하고 있고, 저도 구성원의 한 일원이어서 혼자 결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의 측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과 연대도 없이 독자 세력화를 하겠다고 하는 판인데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를 요구할 수 있겠냐”며 “우리대로 후보를 내고 진검승부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의 이런 태도에 이해 당사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박원순(사진 오른쪽) 시장은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안 의원에게) 백번이라도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전 총리 영입을 공식화하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맞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 의원에게 맞불을 놓은 셈이다.
광주를 방문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기자들에게 “제가 양보할 건 없지만 더 좋은 후보를 내서 여당을 이겨야 한다는 뜻 아닌가”라고 답했다. 박지원 의원은 “박 시장은 민주당원인데 당과 당으로서 얘기해야지 개인 대 개인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며 안 의원의 발언을 꼬집었다. 그는 “야권이 분열해선 앞으로 절대 정권을 가져올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63빌딩을 짓고 있고, 민주당은 그 앞에서 5층 연립주택 짓고 살고 있는데 안 의원이 친노가 무섭다고 해서 그 앞에 구멍가게 차려놓고 있는데 빨리들어와야 한다”고 안 의원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과 박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보가 아니라 철저한 계산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는 노골적인 선거연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표를 한곳으로 모으자는 것이 새 정치인지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승준 김수헌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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