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때문에 기초연금 지급 못해”
새정치에 일방적 책임 떠넘겨
새정치에 일방적 책임 떠넘겨
새누리당이 ‘민생’을 강조하며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지난 10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결정으로 ‘약속 대 거짓’이라는 선거 구도가 흐려짐에 따라,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먼저 깬 새누리당으로선 정치적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된 탓이다. 기초연금법 처리를 두고 오히려 역공을 취하는 모양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이 국회가 지켜야할 가치로 민생과 안보를 생각한다면, 4월 국회에서만큼은 이와 관련한 법안을 처리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일호 정책위의장도 “복지3법을 비롯해 산적한 민생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기초연금법 제정안 처리를 압박카드로 꺼내 들었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절대 연계시킬 수 없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수령액과 연계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새누리당은 ‘가입기간 연계’를 고집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예산까지 다 준비해 놓고 야당의 표 계산 때문에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을 드리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민생정치 하겠다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는 어떻게 설명하겠냐”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조원동 홍보본부장은 이 과정에서 옛 민주당과 안철수 대표의 새정치연합 합당을 ‘결혼’에 빗대 “이 결혼은 무효다. 위장결혼, 정략결혼, 사기결혼이란 말을 듣기 싫으면 당장 이혼하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연금 지급은 정치권이 어르신께 해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도리라는 점을 인식하고 야당을 이끌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단과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대야 공세를 이어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노인회 간부와 회원들에게 “야당의 반대로 기초연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여당 안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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