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원내부대표 퇴임하면서
1년간 주장했던 말 바꿔 눈길
1년간 주장했던 말 바꿔 눈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노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 여부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논란으로 여·야가 대치했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사실상 엔엘엘을 포기했다”며 공세를 주도했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1년간의 원내 수석부대표 활동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엔엘엘을 포기했느냐, 안 했느냐 그 문제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것이 기억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엔엘엘)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다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번이나 포기라는 단어를 쓰면서 포기라는 방향으로 유도했다. 노 전 대통령께서 그것을 세게 반박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오히려 “국가 최고통수권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느냐.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노 전 대통령을 편들기도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엔엘엘을 뛰어넘고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단지, 한강 허브에 이르는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발언은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복해온 주장과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윤 의원은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대신해 ‘대화록 실종과 엔엘엘 발언’ 정국을 주도해 “새누리당은 ‘윤상현당’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윤 의원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극히 비정상적인 저자세로 굴욕적 정상회담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했다”며 “엔엘엘 문제에 대해 사실상 포기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또 국회 정상화를 위해 당 안팎에서 대화록 실종 사건에 대한 고발을 취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때도 그는 “저는 (고발 취하는) 있을 수 없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한겨레>는 윤 의원에게 당직을 떠나며 말을 바꾼 이유를 물었으나, 그는 “기사화할 것 없다”고만 밝혔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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