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10% 투표…잡음없이 선출
8년간 ‘동네정치’ 좋은 평가 받아
8년간 ‘동네정치’ 좋은 평가 받아
경기도 과천은 작은 도시다. 인구 7만여명에 선거인수는 5만5000여명이다. 생활협동조합 가입률이 높고 대안학교, 공동육아 등의 풀뿌리 자치 공동체가 일찍부터 자리잡았다. 2012년 과천시민 의식구조 조사를 보면 현재와 미래의 도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친환경 도시’가 1위로 꼽혔다.
15일 일제히 후보등록을 시작한 6·4 지방선거 후보자들 중, 풀뿌리 자치와 환경을 내세운 소수정당인 녹색당 후보가 수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거쳐 과천시장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녹색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 후보를 낸 과천에서 당선의 꿈을 꾸고 있다. 녹색당 후보인 서형원(46·사진 오른쪽) 전 과천시의회 의장이 지난 8년 동안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서 다져놓은 ‘풀뿌리 정치’를 믿기 때문이다.
녹색당은 후보 선출 과정부터 공천 과정에서 몸살을 겪은 기존 여야 정당과 달랐다. 서 후보와 황순식(왼쪽) 정의당 후보(과천시의회 의장)가 3400명의 배심원단을 모집한 뒤 지난 2일 배심원단의 절반인 1500명을 상대로 전화자동응답(ARS)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이끌어냈다. 과천시 선거인수와 실제 투표율을 고려했을 때 10분의 1에 이르는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진 셈이다. 김태호 선거대책본부장은 “후보가 시의원 동안 다져놓은 풀뿌리 네트워크 덕에 녹색당을 지지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현재 과천시장 선거는 서 후보를 포함해 신계용(새누리당)·김종천(새정치민주연합)·이경수(무소속) 후보의 ‘4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정당 후보들의 벽을 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녹색당과 서 후보는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주민참여 예산토론회’를 열어 시 예산안을 일일이 공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매년 수십억원의 전시성 예산을 삭감하는 등 서 후보의 시의원 활동이 지역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 후보는 2010년 시의원 선거에서 27%를 받아 과천 역대 최다 득표율로 이경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바 있다. 서 후보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과천이 재건축 문제와 경기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도시의 활력을 찾으면서도 친환경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가 적임자”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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