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투표 폐지…개별신청해야
군장병 4만여명 공보물 신청 안해
야당 “준비 미흡…홍보마저 부족”
군장병 4만여명 공보물 신청 안해
야당 “준비 미흡…홍보마저 부족”
이번 6·4 지방선거에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일 닷새 전 이틀(5월30~31일)간 전국 어디서나 먼저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제’가 전국 단위로는 처음 실시된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되면서 기존 부재자투표는 폐지됐는데, 이 과정에서 4만명이 넘는 군과 의무경찰이 이전과 달리 후보자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해 ‘깜깜이 선거’를 하게 됐다. 사전투표제 자체에 대한 홍보도 미흡한 수준이라고 야당은 주장하고 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5만명에 이르는 국군과 의무경찰 사전투표 대상자 중 30만5000여명이 선거공보물을 잠정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만5000여명이 선거공보물을 못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 부재자투표 때는 부대에서 일괄적으로 부재자 신고를 하기 때문에 모두 선거공보물을 받았지만, 사전투표제 아래에서는 군 장병이 개별적으로 선거공보물을 인터넷이나 우편으로 신청하도록 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경찰청과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군장병과 의무경찰요원에게 공보물 사전 신청에 관해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공보물을 얼마나 신청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새로 도입되는 사전투표제에 대한 당국의 준비 미흡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국방부와 경찰청 등에 거듭 선거공보물 신청을 독려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중앙선관위 누리집을 통해서도 선거공보물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병들의 경우 인터넷 사용에 상대적으로 한계가 있다.
사전투표제 홍보 부족으로 인한 투표율 저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전투표제를 알지 못한다”는 유권자가 서울 34.5%, 경기 37.8%로 나타났다. 사전투표제를 10여일 남겨둔 시점에서 수도권 유권자 3명 가운데 1명이 사전투표제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최재천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전투표제에 대한 정부 홍보가 대단히 부족하다”며 “당 차원에서 5월30일, 31일 그리고 6월4일이라는 ‘세상을 바꾸는 3번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도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지방선거를 패러디해 진행하고 있는 사전투표에 참여해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리며 사전투표제를 알렸다. 사전투표는 전국 3506개 투표소(읍·면·동 자치센터)에서 이달 30~31일(오전 6시~오후 6시)에 실시되며, 유권자들은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느 투표소에서든 미리 투표할 수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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