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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끊임없는 새 도전…‘일벌레형’ 사회 개혁가

등록 2014-05-20 22:19수정 2014-05-21 11:40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원순씨 캠프 희망2’ 개소식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던 중 위층에서 부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원순씨 캠프 희망2’ 개소식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던 중 위층에서 부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6·4 지방선거 후보 탐구 ➊ 서울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한겨레>는 6·4 지방선거에 나서는 광역단체장 면면을 한눈에 살펴보는 기획을 20일부터 시작합니다.

지시형의 마침표 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구하는 물음표를 즐겨 쓰는 사람. 큰소리 내지 않고 조근조근 말하는 사람. “과로사가 꿈”이라는 일벌레. 박원순(58)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대중적 이미지는 딱 그렇다. 과연 그럴까?

경남 창녕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박 후보는 어릴 적엔 엄청난 개구쟁이였다고 한다. 철이 든 건 중학생 때였다. “하교길 언덕 마루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논일을 하는 부모님을 봤다. 이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책 <리더를 읽다> 중). 서울대에 들어갔다. 입학 두어달 뒤 긴급조치에 항의하는 교내 시위에 가담했다가 4개월 동안 복역한다. 학교에선 제적된다. 단국대 졸업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년동안 검사로 일하다가 이번엔 “적성에 맞지 않아” 옷을 벗었다. 한때는 돈을 쓸어모으는 변호사로 살았다. 이때 ‘일대사건’이 생겼다. 당대 최고의 인권변호사 조영래 변호사와 만났다. 함께 굵직한 시국 사건을 맡았다. 1990년대 초, 조 변호사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그에게 외국 유학을 권했다. 영국 유학을 통해 그는 넓은 세상에 눈떴고, 귀국 뒤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다. 참여연대에서 작은권리찾기 운동, 부패방지법 입법운동, 낙천·낙선운동을 벌였다. 한국 시민운동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시민들의 선의를 환경 보호와 나눔의 문화로 모아냈다. 희망제작소에선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끼가 끼지 않는 구르는 돌”처럼 도전의 연속이었다. 여기엔 열정과 집요함이 바탕이 됐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증언이다. “어느날 박 후보가 박원석 부장(현 정의당 의원)과 나를 함께 불러 1주일 동안 시민들이 억울해하는 일 100가지를 찾아오라고 했다. 나랑 박 부장이 모은 걸 합쳐도 30여개였는데 박 후보는 진짜 100개 사례를 모아왔더라.”

검사·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로
시민운동·지방자치 새 장 열어
MB정부 국정원 사찰 문제 제기
오세훈 사퇴로 정치계 입문
세심함이 되레 단점으로 꼽혀

그에게 정치의 길을 가게 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명박 정부였다. 2009년 박 후보는 본인에 대한 국정원 사찰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그는 2011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정치의 길을 결심한다. 눈으로 확인한 4대강 사업의 폐해와 서민들의 한숨이 계기였다. “한반도의 눈물을 그치게 하기 위한 내 자신의 역할과 운명에 대해 묵상하고 또 묵상했다. ‘이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2011년 8월9일 일기)

때마침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며 사퇴했다. 2011년 10·26 재보궐선거였다. 10% 미만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 후보는, 당시 40~50%의 높은 인기를 누리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났다. “나는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양보’ 했다. “인기가 없다고 그냥 접어버리면 얼마나 창피한가. 나는 가야할 길은 무조건 가야 한다. 꽃가마는 없다. ”(책 <정치의 즐거움> 중)

서울시장으로서 박 후보는 어떠할까? 서울시청 공무원들은 그에 대해 “하고 싶은 일이 워낙 많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서울시 간부는 ‘디테일주의자’라 평했다. 대표적 사례가 ‘보도블럭공사 실명제’로 시작하는 보도블럭 10계명이다. 안전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위해 보도블록혁신본부장 자리까지 신설했다. 그는 “작은일을 하지 못하면 큰일도 못 한다”고 말한다. 또다른 서울시 간부의 반론이다. “서울시정은 너무 방대한데, 시장이 세부 사항까지 다 챙기려 하면 밑의 사람들이 재량을 발휘하지 못해 무력감을 느낀다.” 소통을 강조하는 ‘착한 시장’의 이면엔 능란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서울시 간부의 증언이다. “민원인들을 만나면 일단 끝까지 다 들으며 마음을 풀어주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나는 그처럼 말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상대방의 심리를 제압한다.”

박 후보는 이제까지 대권 의지를 공공연히 밝힌 적은 없다. 그러나 그를 옆에서 지켜본 고위직 공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박원순은 본질적으로 사회개혁가다. 서울시장만으론 우리 사회를 본질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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