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뒤 어떤 상황일까
“수도권에서 1승2패면 본전이고, 2승1패면 선전이다. 3패면 참패로 볼 수 밖에 없다. 수도권에서 다 지면 충북과 강원에서 이겨도 의미가 줄어든다. 수도권에서 1승2패로 본전을 하고, 지방에서 선전하면 이기는 것으로 본다. 다만 부산에서 패하면 전체적으로 승리해도 곤혹스럽게 된다.”(현기환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단장)
“수치와 인구 이런 것으로 승패의 기준을 정하고 싶지 않다. 그런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과 근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도 굳이 설명하자면 대구·부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둘 다 이기면 좋고, 하나 이기면 감사한다. 수도권과 중원은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
6·4 지방선거 결과 승리와 패배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여당과 야당의 책임자들은 이렇게 답변했다. 야당은 분명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다른 의원들은 대체로 “수도권에서 두 곳 이기면 본전, 세 곳 이기면 승리”라는 기준에 동의한다. 최소한 수도권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기준이 일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 결과를 무승부로 해석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6·4 지방선거 결과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결과를 한꺼번에 놓고 판정해야 한다. 해석의 주체는 민심이다. 누가 승리했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패배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권의 향배를 대통령 선거로 결정짓기 때문에, 중간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 대통령이나 여야 정당에 대한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여당 승리땐
야당 내분
김한길·안철수 퇴진여부 시끌 야당 승리땐
여당 친박 약화
박대통령 지지율 추락 불가피 여당이 이긴다면 ‘선거의 여왕’ 신화가 이어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맞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국가개조’ 구상에 국민들이 동의해 준 것인 만큼,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인선, 이어지는 개각 등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 윤상현 사무총장 등 친박세력이 국회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여당의 승리는 박 대통령에게 7월14일 전당대회와 7월30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집권세력 내부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7·14 전당대회에서는 친박세력을 등에 업은 서청원 의원, 당내 기반이 넓은 김무성 의원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아무래도 서청원 의원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7·30 재보선에 나설 사람들에 대한 공천권은 현재 새누리당의 친박 지도부가 쥐게 된다. 사실상 박 대통령이 행사한다는 의미다. 여당이 승리했다면 야당이 패배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퇴진 여부를 놓고 내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야당이 이길 경우에는 정국 흐름이 정반대로 흐를 것이다. 우선 세월호 참사로 추락했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반적인 국정 기조를 ‘국가개조’로 계속 밀고 갈 것인지, ‘국민통합’으로 선회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 국가개조로 밀고 갈 경우 자칫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국민적 저항에 부닥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당장은 야권과 국민들에게 거부감이 적은 인물들을 내세워 국민통합형 개각을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내부의 친박세력은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김무성 의원이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총선, 대선 패배 이후 첫 승리로 마침내 회생의 기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무공천 번복, 광주시장 전략공천 등으로 이미 상당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손학규 전 대표가 수원 보궐선거에 나서는 등 당내 중진들의 기지개가 예상되지만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남경필 새누리당 경기지사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4동 네거리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안양/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야당 내분
김한길·안철수 퇴진여부 시끌 야당 승리땐
여당 친박 약화
박대통령 지지율 추락 불가피 여당이 이긴다면 ‘선거의 여왕’ 신화가 이어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맞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국가개조’ 구상에 국민들이 동의해 준 것인 만큼,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인선, 이어지는 개각 등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 윤상현 사무총장 등 친박세력이 국회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여당의 승리는 박 대통령에게 7월14일 전당대회와 7월30일 재보궐선거를 통해 집권세력 내부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7·14 전당대회에서는 친박세력을 등에 업은 서청원 의원, 당내 기반이 넓은 김무성 의원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방선거에서 이기면 아무래도 서청원 의원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7·30 재보선에 나설 사람들에 대한 공천권은 현재 새누리당의 친박 지도부가 쥐게 된다. 사실상 박 대통령이 행사한다는 의미다. 여당이 승리했다면 야당이 패배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석,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퇴진 여부를 놓고 내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1동 중앙시장 네거리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남/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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