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왼쪽)·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당기호 2번을 상징하는 브이(V) 자를 만들어 화답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여야 지도부, 마지막까지 총력전
새누리, 부산 시작으로 ‘경부선 유세’
새정치, 승부처 수도권서 막판 표몰이
새누리, 부산 시작으로 ‘경부선 유세’
새정치, 승부처 수도권서 막판 표몰이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3일 전국 주요 격전지에 총출동한 여야 지도부의 메시지는 상대를 향해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승리를 “대한민국 발전이 발목 잡히고, 국민이 볼모로 잡히는 것”이라고 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을 심판하지 않으면) 대한민국호가 침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막판까지 7~8곳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판세가 예측 불허의 초박빙으로 전개되는 만큼, 막판 지지층 결집을 위해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비상이 걸린 텃밭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대전을 거쳐 경기·인천·서울로 북상하는 이른바 ‘경부선 유세’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전날 밟았던 동선과 유사하다. 동선에서도 알 수 있듯 새누리당의 막판 선거전략은 오로지 ‘박근혜 마케팅’을 통한 ‘지지층 결집’이다. 새누리당은 선거 전날인 이날 하루 동안 “박근혜 정부를 지켜달라”는 읍소 전략으로 일관했다. 또 통합진보당 후보들의 사퇴가 접전지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변종 야권연대’ 의혹 제기에 당력을 집중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부산역 광장 유세에서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정부와 박 대통령, 새누리당이 위기에 처해 있다. 부산 시민이 박 대통령에게 힘을 주고 다시 한번 신뢰해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국가를 개조하고 혁신하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번에 홧김에 뭐 한다고 무소속 찍으면 결딴이 나고 박 대통령이 흔들린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세월호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 좌초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주요 승부처이자 접전 지역인 수도권에서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워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어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지도자와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모든 이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며 “역사와 국민은 선거를 통해 무능한 국가권력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선거가 끝난 뒤에는 결과를 떠나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며 “기본이 바로 선 정치를 통해 국가 혁신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살아남은 자들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는 앞서 경기도 수원에서 연 당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가만히 있으면 세월호처럼 대한민국호가 침몰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행복을 무엇보다 먼저 챙기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한 분도 빠짐없이 표로써 말씀해주셔야 한다”며 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이 자리에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전날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파행을 언급한 뒤 “앞에서는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면서 뒤에서는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는 세력에게 경종을 울리고 레드카드를 던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펼치는 색깔론 공세에 대해선 거세게 역공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의 색깔론은 돼지피를 묻혀 상대방을 겁박하는 시장통 자해공갈단의 방식과 다를 게 없다”며 “살려달라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대통령과 통치권력을 도와달라는 새누리당을 주권자인 국민이 단호하게 심판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수헌 이세영 기자 minerva@hani.co.kr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부산역 광장에서 새누리당 이완구(왼쪽)·서청원 공동 선대위원장이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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