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계속 <아리랑 국제방송>(채널이름 아리랑TV)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 공직에서 사퇴하는 기존 관례와 달라, 청문회 낙마를 대비한 ‘양다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9일 아리랑국제방송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아리랑티브이 지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 후보자는 지난 13일 장관 후보자에 내정 이후에도 줄곧 회사에 정상 출근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다. 더군다나 국가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방송사에서 장관 지명이 됐다고 덜컥 관두는 것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참여정부 때도 김종민 전 문광부 장관이 임명되기 직전까지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지난 3월 아리랑티브이 사장에 임명됐다. 임명된 지 4개월 만에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고 정상 출근까지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노조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은서 지부장은 “이런 상황이 처음 있는 일이어서 내부 구성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언론계에선 정 후보자의 행태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인사청문회를 앞둔 예비 공직자의 처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은 “음주운전 등 그동안 드러난 자신의 행적에 불안을 느낀 정 후보자가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불안감을 느낀 것 같다. 사장 직을 내놓고 정정당당하게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고 지적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