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창출 목표 모임 추진”
현실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둬온 고건 전 국무총리가 예사롭지 않은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향한 발걸음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안에서 고 전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신중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13일 광주지역 기자들과 만나, “고 전 총리가 이미 차기 대선 출마의사를 확고히 했고, 연말께 이런 뜻을 밝힐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여야 국회의원 20여명 참여를 목표로 ‘나라사랑모임’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모임의 지향점은 차기 정권 창출이며, 중심에 고 전 총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가 대권을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미 신당창당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고 전 총리의 경기고 및 서울대 후배로, 정치권에서 고 전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고 전 총리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것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론’과 ‘특단의 결심설’ 등으로 정치지형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신 의원 본인도 이미 “추석 연휴 이후 적절한 시기에 탈당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앞서, 고 전 총리는 심대평 충남지사가 지난 12일 마련한 정치행사에 참석하는 등 이전의 조심스런 태도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 전 총리가 특정 정당의 정치행사에 참석한 것은 퇴임 이후 처음이었다.
물론, 고 전 총리쪽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정치적 해석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4천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고 전 총리 팬클럽 ‘고사모 우민회’ 등의 움직임과 맞물려, 고 전 총리에게 정치적인 눈길이 쏠리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