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위조해 법원에 제출한 혐의
검, 출입경기록 위조경위 못밝혀
검, 출입경기록 위조경위 못밝혀
‘탈북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의 핵심 인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자살을 기도한 권아무개(51) 국가정보원 과장이 1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34)씨에 대한 중국 정부 문서를 위조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혐의(모해증거위조 등)로 권 과장을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9월 국정원의 이아무개(54·불구속 기소) 대공수사처장, 김아무개(47·구속 기소) 과장과 짜고 유씨 출입경기록에 대한 허위 영사확인서를 만들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과장은 또 지난해 12월 중국 삼합변방검사참(세관) 명의의 허위 확인서를 만들어 재판부에 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씨의 간첩 혐의 사건 수사를 주도한 권 과장은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중국 선양 영사관 부총영사로 발령나, 의혹 무마를 위해 중국에 파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 과장은 3월22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자살을 기도해 수술과 치료를 받고 5월 중순 퇴원했다. 권 과장은 그 뒤 조사에서 단기기억상실증으로 구체적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증거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 등 관련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검찰은 국정원이 연쇄적으로 중국 공문서를 위조하는 시발점이 된 유씨의 중국 출입경기록 위조 경위를 끝내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중국 내 국정원 협조자를 조사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를 댔는데, 국정원 수뇌부의 연루 의혹도 규명하지 못한 이번 수사는 검찰의 무능을 드러내며 결과적 ‘꼬리 자르기’로 끝난 셈이 됐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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