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측근 현명관
마사회장 취임뒤 밀어붙여…
박영선 원내대표, ‘비선라인’ 거론
“‘만회상환’ 이야기 돌아다닌다”
마사회장 취임뒤 밀어붙여…
박영선 원내대표, ‘비선라인’ 거론
“‘만회상환’ 이야기 돌아다닌다”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4일 개장한 서울 용산 장외마권발매소(화상경마장)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현명관 마사회장이 취임 뒤 밀어붙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학교 옆에 경마장이 세워진 경위를 따지면서 박 대통령과 현 회장의 ‘특수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6일 용산 현지 간담회에서 만난) 현명관 회장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철회할 수 없다면서 고압적 자세로 일관했다. 대단한 뒷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박 대통령과 현 회장의 관계를 거듭 부각했다. 그는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해야 할 정권이 힘으로 학교 옆 도박장을 밀어붙인다면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대표적인 박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다. 전 삼성물산 회장인 그는 2006년, 2010년 두차례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시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대통령의 재계 인맥으로 떠올랐다. 73살 고령에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주민들의 반대로 미뤄지던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취임과 동시에 밀어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우원식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등 같은당 의원들과 현장을 찾아 현 회장을 만나 경마장 운영과 관련한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용산 경마장 인근에는 박 대통령 모교이기도 한 성심여고 등 학교가 많아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은 반대한다. 반면, 상권 활성화를 앞세우는 농축산단체와 지역 상인들은 환영하는 터라 서로 상충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시중에 떠도는 (현명관) 회장님에 대한 여러가지 안 좋은 이야기가 더 증폭되지 않을까, 또 그게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비선라인으로 야당이 의심하는 ‘만만회’(박지만 EG회장·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정윤회씨)와 현 회장의 연관성을 넌지시 비친 것이다. 현 회장은 “나는 관련이 없다.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부인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를 언급하며 “지금 현재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 사람은 ‘만만회’에서 더 발전해 ‘만회상환’(이재만 비서관·정윤회씨·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이라는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다”며 비선라인 국정운영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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