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박영선 원내대표와 각 상임위 간사단이 모여 전날 실시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검증 결과, 부적격 의견을 달아 심사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새정치연합은 대신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그리고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1·2·3 순위로 놓고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우상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새정치연합 간사는 “최양희 후보자의 경우 부동산 투기·농지법 위반·병역 특혜 등 논란이 많은 인물”이라면서도 “이미 두 국무총리 후보자가 물러났고, 앞으로도 반드시 낙마시켜야할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는 정도로 조율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대신 김명수, 정종섭, 정성근 후보자에 집중할 예정이다. 원내대표실의 한 핵심 당직자는 “김명수 후보자는 결격 사유가 너무 명백하고, 정성근 후보자는 음주운전 같은 과오보다 자질의 문제가 의문시 되고 있다”며 “정종섭 후보자는 군 복무 중 대학원 재학, 정치적 편향,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장관 후보자 ‘전원 통과’를 목표로 세우고, 본격적인 ‘엄호’에 나섰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후보자에 대해 ‘너는 안돼’라는, 미리 찍어내기식 청문회를 해서는 안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교문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김명수 후보자의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러 의혹들에 대한 적절한 해명을 인사청문회에서 들어보고, 본인의 해명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면 그때 가서 야당 의원들이 의견을 밝혀도 된다”며 김명수 후보자를 감쌌다. 이런 기류는, 야당이 벼르던 이병기·최양희 후보자의 청문회 심사경과 보고서가 ‘순순히’ 채택되면서 새누리당이 자신감을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또 총리 후보자 2명의 연이은 낙마로 ‘더는 야당에 밀려선 안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문위원들이 “김명수 후보자는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자격이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 지도부의 ‘전원사수’ 목표 달성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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