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당직자들이 30일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7.30 재보궐 선거 투표상황을 보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투표율 따른 유불리 없다”면서도
몇몇 격전지 빼고 투표율 낮자 안도
윤상현 총장 등 담담히 개표 지켜봐
몇몇 격전지 빼고 투표율 낮자 안도
윤상현 총장 등 담담히 개표 지켜봐
“좀 더 지켜보자.”
30일 밤, 재보궐선거 투표가 마감된 뒤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당사에 모인 당직자들은 개표 초반 새누리당이 충청·영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대부분 앞서나가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격전지였던 서울 동작을(나경원)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손학규, 김두관 후보와 맞선 수원병, 김포에 이어 열세로 잡았던 평택을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유의동)가 새정치연합의 정장선 후보를 앞서자 화색이 감돌았다.
밤 10시 넘어 속속 상황실로 도착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가벼운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다만 여야간 승패를 가를 수도권의 후보들이 엎치락뒤치락할 때마다 지도부도 잠시 말을 멈추고 개표방송만 응시하기도 했지만, 점차 격전지의 후보들이 치고 나가자 지도부도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당직자들은 당사로 들어올 때부터 긴장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부터 새누리당에는 “15곳 중 9곳에선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격전지 몇 곳을 빼면 시간대별로 직전 재보선보다 줄곧 낮은 투표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투표 마감 직후, 전국 평균 투표율이 32.9%로, 지난해 4·24 재보궐선거(33.5%)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자, 윤상현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윤 총장은 투표 마감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어느 당에 유·불리한 건 없다”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야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부인했다. 그러나 막상 낮은 투표율이 나오자 당에는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가 흘렀다.
당직자들은 특히 최대 격전지인 수원벨트(권선·팔달·영통)의 투표율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평균보다 낮게 나온 것을 확인하자 안도하는 듯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수원 지역의 투표율이 20%대 중후반인데, 이 정도로 낮은 투표율로는 누군한테 유리한지 전혀 알 수 없다. 순천·곡성 중에서도 특히나 투표율이 높은 곡성 지역은 주민이 적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기대했던 투표율 35% 못 미치고
광주 광산을 전국서 제일 낮아
공천 향한 냉랭한 지역민심 확인
“투표율이 너무 안 나왔다. 야당한테는 무덤인데….”
30일 저녁 8시40분께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최종 평균 투표율이 공개되자 새정치민주연합 쪽 당직자들의 표정은 굳어지기 시작했다. 내심 35% 이상의 투표율을 기대한 새정치연합은 평균 투표율 잠정치가 32.9%에 불과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한 당직자는 “너무 상황이 안 좋은 것 같다”고 말을 흐렸다.
당대표 회의실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는 주승용 사무총장과 양승조·조경태 최고위원, 전순옥 의원 등 10명의 당직자가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이들은 특히 야당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과 전남 순천·곡성의 대조적인 투표율에 굳은 표정을 지었다. 광주 광산을의 투표율은 전국에서 제일 낮은 22.3%로 나타났고, 전남 순천·곡성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51.0%를 기록했다.
공천잡음 끝에 권은희 후보를 내세운 광주 광산을의 경우 낮은 투표율은 중앙당의 공천에 대한 냉랭한 지역민심을, 전남 순천·곡성의 높은 투표율은 새정치연합의 후보에 대한 심판의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두 지역의 후보가 당선돼도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 3곳의 30%대의 낮은 투표율도 이들의 우려를 더했다.
이날 낮부터 새정치연합에선 선거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5곳에서 승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왔다. 개표방송을 보던 한 당직자는 “6석만 가져와도 다행일 것 같다”고 말했다. 주승용 사무총장은 개표가 시작된 뒤 “5석이 (새정치연합이 기존에 보유했던) 기본 의석이고, 거기에 1~2석 정도 더 얻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사무총장은 “아무래도 가장 더운 여름철이다 보니 투표율이 대단히 낮고 원래 15석 중에 새누리당이 9석을 갖고 있어 상당히 힘든 선거”라며 “세월호법 제정에 따른 단식과 선거를 병행해 상당히 힘든 선거운동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지난 3월 합당 이후 조직 정비는커녕 당의 화학적 결합도 완결되지 않은 터라,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선거까지 잇따라 선거를 치르기에는 당의 토대가 너무 허약하다는 말이 진즉 나왔던 터다.
밤 10시께 수원 팔달이나 경기 평택 등 내심 승리를 점치던 곳에서 뒤지는 모습을 보여 침체됐던 분위기는 수원 영통의 박광온 후보가 앞서나가기 시작하며 잠시 화색이 돌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기대했던 투표율 35% 못 미치고
광주 광산을 전국서 제일 낮아
공천 향한 냉랭한 지역민심 확인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30일 국회 대표실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선거관련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유기홍 대변인, 표철수 최고위원, 주승용 사무총장, 김재윤 의원, 박수현 대표비서실장. 201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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