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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호남이 뒤집혔다 …순천·곡성 새누리 이정현 당선

등록 2014-07-30 23:23수정 2014-08-01 10:48

88년 소선거구 실시 이후 광주·전남 첫 당선
전북선 96년 신한국당 강현욱 전 의원 당선
7.30 재보선 최대 이변
이변이 일어났다. 7·30 재보궐선거의 주인공은 단연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였다.

이 당선자는 전남 순천·곡성 재보선에서 오후 11시20분 현재 51%를 득표해, 38%를 얻은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이겼다. 선거구 1곳에서 최다 득표자 1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로 국회의원을 뽑기 시작한 1988년(13대 국회) 이후 광주·전남에서 새누리당 쪽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호남에서는 1996년 강현욱 전 의원이 신한국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18년 만이다.

이 당선자가 새누리당의 공천장을 받을 때만 해도, 그의 당선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라는 기본적으로 불리한 조건에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 파동 등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가 순천·곡성에 도전장을 냈을 때, ‘박근혜 심판론’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예산폭탄론’으로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고, 당의 지원을 물리친 채 홀로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훌다시피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 중반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당선자가 서 후보를 앞선 데 이어, 새누리당의 마지막 자체 조사에서도 이 당선자가 크게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당 안에서조차 “호남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투표하는 곳이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곡성 출신의 이 당선자와 순천 출신의 서 후보가 맞붙으면서 정치권에선 ‘소지역주의’가 작동해 이 당선자가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곡성은 순천보다 유권자 수가 8분의1 가량 적다. 하지만 곡성 주민들은 투표율 61.1%(순천·곡성 전체는 51.0%), 이 당선자 지지율 70.55%로 똘똘 뭉쳐, 그의 ‘금의환향’에 힘을 보탰다. 순천에서의 득표도 46%로 43%인 서 후보를 앞섰다.

이 당선자의 지역구 입성은 새누리당에도 새정치연합에도 ‘1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호남이 고향인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이정현 후보의 당선은 지역주의를 타파할 단초를 여는 일이자, 국민 대화합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2012년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에 패배한 데 이어, 이번엔 새누리당에조차 패배해 지역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이 당선자는 1985년 구용상 전 민주정의당(민정당) 의원의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민정당 당직자로 특채된 뒤 전략기획실, 정세분석실, 대변인실 등을 거치며 정치적인 잔뼈가 굵었다. 고향인 호남에서 정치를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1995년 광주시의원 선거, 2004년 국회의원 선거(광주 서)에 출마했으나 패배하고 말았다. 2004년 총선 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낙선자들을 불러 밥을 사며 위로하는 자리에서 이 당선자는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달라”고 열변을 토했다. “어쩜 그렇게 말씀을 잘하세요”라고 답한 박 대표로부터 사흘 뒤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전격 기용된 뒤, 이 당선자는 10년 동안 단 한번도 박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2008년 총선 때 비례대표 22번을 받아 ‘당선 막차’를 타고 처음 금배지를 달았고, 박근혜 정부 출범 뒤부터 지난 6월 초까지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지낸 뒤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에 재입성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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